둘째 득남 후 충남 대천중학교 복싱부 지도



태양이 뜨거워지고 있다.

작년 여름, 온 국민에게 '감동의 물결'을 선사했던 베이징올림픽이 슬슬 떠오르는 시기다.

수영 박태환 선수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 당시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올림픽 스타들은 이제 신문.방송에서 이름 석 자조차 찾기 힘들다.

'냄비 근성'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스포츠 스타들이 본업인 운동에 열중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름조차 가물가물해지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기관지 파열'이라는 불의의 사고로 메달을 포기한 채 축 처진 어깨로 귀국해야만 했던 '비운의 복서' 백종섭 선수가 문득 궁금해졌다.

늦깍이 웨딩마치, 그리고 스물아홉의 늦은 나이에 군 입대. 그럼에도 주위의 격려에 눈시울을 붉히며 '비운'이 아닌 '행복한 선수'라며 입가에 웃음을 흘리던 백 선수.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충남 보령시 대천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중인 백 선수와 이메일 인터뷰를 나눴다.

-지금 군 복무 중인데,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입대가 조금 늦어졌다. 지난 3월 30일 충남 논산 훈련소에 입소해 4월 24일까지 훈련을 받았다. 공익근무요원이기 때문에 대천중학교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다행히 이 학교에는 복싱부가 있다. 복싱부에는 대여섯명이 있는데 이 학생들을 코치해 주고 있다.

복싱부 학생 가운데 두 명이 이달 30일부터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한다. 이들을 적극적으로 훈련시키고 있다.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는 않은지

▲다들 아는 사람이라고 학생들이 잘 따르는 정도지 유명세를 치르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 올림픽 때 아내가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었는데.

▲지난 3월 31일 건강한 둘째 아이가 나왔다. 사내아이다. 이름은 준영. 이제 두 달도 채 안됐지만 아이 보는 재미가 크다.

베이징 올림픽 스타로 부상했던 백 선수는 어려운 사정으로 결혼식도 못 치른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며 주변의 도움으로 작년 11월 1일 행복한 늦깍이 웨딩마치를 올렸다.

이번 출산으로 백 선수는 아내 차문이씨와 민주(6)양, 준영(1)군 1남 1녀의 단란한 가정을 충남 보령시에 꾸미게 됐다.

-군 복무 중에 경기출전이 가능한가.

▲전국체전은 된다고 들었다. 아직 아시안게임 등 국제경기는 확인 못해 봤다.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서야 슬슬 몸은 만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군인신분이기 때문에 현재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여건이 허락하는데로 개인운동을 해 나갈 것이고 다행히 복싱부를 맡고 있어서 학생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어서 좋다.

백 선수는 올림픽 메달을 따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 완전히 회복되지도 못한 몸을 이끌고 작년 10월 전국체전에 출전해 일반부 라이트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공익근무기간이 끝난 후 계획은

▲군 복무 후 현역선수로 남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다. 받아주면 당연히 더 운동할 것이다.

하지만 공익근무요원 근무기간 26개월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현역선수로 뛸 수 있을 지 지금은 확신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다시 링에 오르고 싶다.

백 선수는 2001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인파이터면서 테크닉이 뛰어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은메달, 2004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라이트급에서 그를 따라올 선수가 드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 선수가 2012년 런던올림픽에 도전하게 된다면 그의 나이 서른 둘. 하지만 작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종조호르(태국) 선수는 나이가 서른 셋이었다.

-팬 들에게 한마디

▲팬들께서 보내주신 성원 잊지 않고 있다. 군 복무 열심히 하겠다. 개인훈련도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 달라. 성원에 보답할 것이다.

백 선수 미니홈피에는 있는 "종섭아, 노력 또 노력하자. 넌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라는 글귀가 불타는 '복서의 혼'을 대변하고 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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