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환율 하락)에 정부가 수출대책을 중소기업 위주로 전환한 가운데 중소기업들이 수출보험공사를 상대로 대규모 환변동보험 관련 소송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이와 관련된 중소기업에 대한 별도의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19일 수출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21개 중소기업이 수보를 상대로 139억원 규모의 환변동보험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기업의 환변동보험 가입금액은 총 3억6500만달러로 총 161억원의 환수금이 발생했다.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수출기업은 예상했던 환율보다 떨어질 경우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환차손)을 보험금으로 받지만 반대로 환율이 오를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을 환수금 명목으로 내야한다.

소송을 제기한 중소기업들은 환변동보험상품에 대한 수보의 설명이 충분치 않았으며, 환율이 1500원대를 넘나들며 환변동보험이 정말 필요할 때 가입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보측은 "수보가 환변동보험을 안 받은 게 아니라 외환시장에서 달러 부족으로 환변동 인수금액을 반대거래하는 선물환 헷지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21개 업체 중 20개 업체가 최소 2년이상 환변동보험 상품을 이용해 보험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밝혔다.

수보는 금융 위기에 따라 지난해 10월 13일 환변동보험 인수를 중단했다가 11월 15일에서 부분적으로 인수를 재개했다. 환변동보험 인수가 정상화된 것은 지난달 20일이다.

지난해 수보의 환변동보험 인수실적은 총 13조5252억원으로 이중 11%인 1조5973억원의 환수금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환율 급등 영향으로 올 1월부터 4월까지의 환수금(6943억원)은 같은 기간 환변동보험 인수금액(2308억원)보다 3배나 많았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환율이 크게 오르며 수출기업들이 혜택을 많이 본 만큼 환수금을 내야하는 게 맞다"며 "환변동보험 관련 별도의 대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책이 없다는 정부의 발언은 너무 무책임한 것으로 환변동보험과 관련해 헷지비용 지원, 거래소 통화선물 거래시 증거금 인하 등을 정부에 건의를 할 계획"이라며 "환변동보험 상품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기업인 수보가 기업들을 위해 좀 더 깊이있게 접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중소기업 위주의 수출정책 전환을 위해 이날 산학연 전문가가 모여 TF미팅을 갖고, 업체별 조사에 나서는 등 2~3개월에 걸쳐 관련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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