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영국 바클레이스의 투자은행 부문인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한스조르그 루들로프 회장은 "더이상 싸우지 말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루들로프 회장의 발언은 최근 러시아의 대기업들이 러시아 정부 및 서양은행들과 벌이고 있는 갈등에 대한 완화책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기업들은 약 4540억달러의 대외채무를 안고 있는데, 이 가운데 1300억달러는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온다.
최대 규모의 외채를 안고 있는 알루미늄 업체 러살은 외국계 은행들에게 약 74억달러, 러시아 국내은행에 70억달러, 철강재벌인 미하일 프로코로프에게 28억달러를 빚지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미락스는 외국계 은행들과 3억8000만달러 규모의 구조조정을 논의하고 있으며 철강 그룹인 메첼은 외국계 은행들로부터 약 15억달러의 채무를 두달간 유예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이동통신업체 MTS도 외국 은행들과 13억달러의 대외 채무의 조정을 논의하고있다.
루들로프 회장은 이날 런던에서 가진 러시아 산업 강연에서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며 "기업과 은행 등 모든 당사자가 희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자와 채무자가 법적인 해결에 나설 것이 아니라 더 효과적인 채무조정과 자산의 구조조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이미 은행들은 새로운 자본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따라서 기업주들도 일정한 소유지분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들로프는 또 이같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러시아 정부가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 정부가 부채가 많은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한 조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