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만 좋아하던 애널리스트들이 곤혹스러워졌다. 1등주를 자신있게 밀고, 2등주를 팔라고 했는데 시장이 반대로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강력한 '매수' 추천에도 연일 약세다. 60만원을 넘어서면서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한 차익매물이 쏟아졌다. 6일 장중 61만3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8일 55만7000원으로 떨어진 채 마감됐다.
주가를 하락세로 반전시킨 것은 외국인이었다. 6~7일 이틀간 30만주 이상 순매도한 외국인들은 8일에도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다. 매도상위 5개 증권사가 모두 외국계였다. 외국계증권사 창구를 통해 이날만 40만주 이상 순매도됐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초 40만원대 중반에서 단기간 30% 이상 급등하자 서둘러 목표가를 올린 애널리스트들만 머쓱하게 됐다. IBK증권은 삼성전자가 장중 고점을 찍은 6일 63만원이던 목표가를 75만원으로 올렸다. 앞서 3일에는 굿모닝신한증권이 61만원에서 72만원으로 올렸다. 7일에는 동양종합금융증권이 56만원에서 72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한달만에 30% 이상 올랐지만 과열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듣기 힘들었다. 반도체 등 업황이 개선되고 시장상황이 좋아져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2등주 하이닉스 상황은 오히려 반대였다. 지난달 하순 1만원을 넘고, 월말 1만2000원대까지 오르자 차익을 실현하라는 보고서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잠시 쉴 때가 되었다!'(3월31일 하이투자증권) '지금 메모리 주식에 투자하면 결국 후회할 것'(3월30일 동부증권)이라며 사실상 매도 의견이 나왔지만 주가는 추가 상승했다. 3월27일 1만2000원대에 올라섰던 하이닉스는 지난 6일 1만4000원대로 뛰었다.
NHN과 다음의 양상도 비슷하다. 지난달 하순, NHN이 16만원대로 진입했지만 대부분 증권사들은 '매수' 의견을 고수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목표가를 17만5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올리는 순발력을 보이기도 했다. 진작 23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한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매수' 의견과 목표가를 유지했다.
하지만 주가는 상승 탄력을 잃었다. 3월말 하순 이후 NHN은 15만원에서 16만원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편이다.
지난달 말 3만원대 회복에 성공한 다음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과 달리 랠리를 이어갔다. 지난 8일에는 장중 3만8000원을 넘어서며 어느새 4만원을 바라보게 됐다.
주가가 3만원이 넘은 상태에서도 2만원대 목표가를 유지하며 사실상 팔라고 한 증권사들이 주를 이뤘지만 시장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외국인과 기관은 애널리스트들의 충고를 듣는 대신 이달 들어 다음을 꾸준히 매수했다. 지난달 16일 이후 다음에 대한 보고서 9개 중 매수 의견은 단 2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7곳은 '중립'이나 '보유' 등으로 사실상 매도의견이었다.
사실상 매도의견을 낸 애널리스트들은 예상과 달리 다음이 급등세를 이어가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1분기 실적도 안좋고 올해 전망도 나쁜데 주가만 과도하게 움직인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이성적이지 않은 주가흐름이란 주장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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