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아래로 꺾이고 있다. 한동안 시장을 달궜던 3월 위기설도 가시고 대외 경제 여건도 점차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심리도 봄눈 녹듯 누그러지고 있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에 대해 어느 정도 레벨까지 하락하는 것을 예상하고 있을까.
시장에서는 원·달러 1400원선에서 단기 고점을 봤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향후 하락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3분기에는 1200원선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 솔솔 나오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일단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기 위해 그동안 환율 급등의 주된 재료였던 요소들이 해소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9월 위기설에 이어 또다시 불거진 3월 위기설, 동유럽 금융위기 관련 익스포저 문제, 씨티,GM등 글로벌기업들의 실적 우려 등이 외환시장에 위기감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3월 위기설을 비롯해 동유럽 금융위기 우려의 진정, 미국의 강한 경기부양책에 따른 글로벌 기업 파산 우려감 불식 등으로 점차 위험 요인이 잦아들고 있다고 내다봤다.
주이환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400원 이상에서는 이미 환율이 높아진 수준이라 동유럽 익스포저나 외환위기 우려 등 각종 이슈에 대한 분석 자체가 의미가 없는 레벨이었지만 1400원대 밑에서는 펀더멘털에 대한 분석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이코노미스트는 환율 1200원선을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안정적으로 담보되는 적정레벨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1990년 이후 연평균 환율 1100원 이상에서는 연간 경상수지는 대부분 흑자를 기록했으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1200원 선을 유지해야 안정적인 경상수지 흑자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단기외채 상환 문제 해결과 경상수지 흑자기조로 환율의 추가적인 레벨다운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수출에 타격을 줄 정도로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같은 시나리오 대로 하락할 경우 조만간 환율과 코스피지수가 재차 교차되는 지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360원, 1340원 순으로 하향 지지선을 차례로 낮춰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코스피지수도 1200선 위로 연고점을 뚫고 올라 서로의 간격이 불과 120원 정도로 좁아졌기 때문이다.
현 추세대로 주가지수가 오르고 환율이 진정될 경우 1300대 초반에서 만날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한편 단기간에 이뤄지는 원·달러 환율의 급락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종현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도 많이 올랐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도 늘었다"면서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도 앞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시그널을 강하게 주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말에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다만 연말에 환율이 다시 1000원 미만으로 급락할 경우 수출기업으로 환율 고통이 전가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화 약세로 근근히 버텨오던 수출이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자칫하면 가격에 대한 출혈 경쟁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원 연구위원은 "원·달러 급락에 따른 외환 보유고 감소나 수출기업,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 강세가 주는 효과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완만하게 적응할 시간을 두고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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