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하순 '전지현 휴대폰 복제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이후 일반인들도 휴대폰 복제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사건을 통해 일반인들도 휴대폰 복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사가 아니더라도 휴대폰이 복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휴대폰 복제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과 휴대폰 복제를 방지하는 방법 등을 궁금해하는 일반인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사실 휴대폰 복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회적 이슈로 잠복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그동안에는 휴대폰을 복제해 불법으로 판매하거나 분실폰을 복제폰으로 둔갑시켜 사용하는 등 특별한 경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휴대폰 복제가 사생활 침해 및 감청 등과 연결되면서 휴대폰 복제에 대한 심각성이 더욱 크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2세대(2G) 방식의 휴대폰 복제는 휴대전화 단말기 고유번호인 ESN과 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사실상 가능하다. 복제할 휴대폰 단말기를 USB 복제 프로그램이 설치된 PC와 연결한 후 ESN과 휴대폰 번호를 옮기는 방식으로 휴대폰 복제가 간단히 이뤄지는 것이다.
분실한 휴대폰을 모아 이른바 '대포폰' 혹은 '쌍둥이폰'이라는 불법복제 휴대폰을 판매하는 판매상들도 대개 이같은 방법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물론 휴대폰 복제 프로그램을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나 돈을 들이면 휴대폰 복제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휴대폰 대리점들이 몰려 있는 상가 등에서는 돈을 받고 폰을 복제해주기도 한다.
굳이 발품을 팔 필요없이 인터넷 원격조정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바로 휴대폰을 복제해주는 불법 업자들도 이미 널리 퍼져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PC와 휴대폰을 잘 다루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휴대폰 복제 프로그램을 구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휴대폰 복제로 타인의 사생활을 어디까지 침해할 수 있을까. 복제된 휴대폰은 원래 휴대폰으로 전송되는 문자메시지를 모두 받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복제폰과 원래 휴대폰이 같은 기지국내 존재하거나 사방 120도 안에 위치할 경우 음성 도청도 가능하다고 한다.
휴대폰이 복제된다면 사생활 침해가 얼마든지 가능한 셈이다. 여자친구의 휴대폰을 복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위치찾기' 서비스를 이용해 여자친구의 사생활을 감시한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휴대폰 복제가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휴대폰 복제를 막기 위한 방법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W-CDMA 방식의 3세대(3G) 휴대전화의 사용이다. 흔히 화상대화를 할 수 있는 폰으로 분류되는 3G 휴대폰은 휴대전화 속에 들어가는 범용가입자 식별모듈인 USIM 카드 덕분에 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USIM에 모두 저장돼 있는데 현재로서는 이 칩을 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대폰 사용자 가운데 3G 가입자는 1700만명이고 2600여만명의 2G 가입자는 복제에 노출된 상태다. 복제를 막기 위해 무조건 새로운 휴대폰을 구매할 수는 없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의 휴대폰 상태를 점검해 복제 여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휴대폰 전원을 끄고 자신의 휴대폰에 전화를 걸었을 경우 전원이 꺼져 있다는 말 대신 대기음이 들리는 경우라면 휴대폰 복제를 의심해볼만하다. 또한 상대가 문자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이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거나 통화 중 잡음이 심하고 평소보다 요금이 많이 나오는 경우도 휴대폰 복제의 증상 가운데 하나다.
휴대폰 복제가 의심되면 우선 이동통신사 고객센터나 불법복제 신고센터(http://www.mobilecopy112.or.kr)에 알려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면 기기를 변경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나 기기를 변경할 수 없다면 전화번호를 변경하는 것이 복제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다.
각 이동통신사들에 따르면 휴대폰 복제 사건 후 휴대폰 복제를 의심하는 신고건수는 크게 늘어났다. 이와 관련된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복제 사건 후 휴대폰 복제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자신의 휴대폰 복제 여부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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