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는 2차대전 후 시작된 신용확대가 한계에 달한 데서 비롯됐다. 책임은 리먼 브라더스를 파산시킨 미국 금융 당국이 져야 한다. 미 금융 당국은 리먼의 파멸로 이어진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등 금융 파생상품의 유해성을 인식하고 규제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가 지난달 출간한 '2008년 금융위기 대해부'(Reflections On The Crash Of 2008)에서 제시한 내용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그의 집중 해부 및 해결책을 3회 시리즈로 소개한다. - 편집자주


세계 금융시장을 카지노로 여기고 '한방'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자본주의의 끝없는 탐욕의 결과는 너무나 참혹했다. 잭팟은 커녕 2009년에 들어서도 세계 경제는 썩은 동아줄에 의지하며 고층 빌딩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 불행한 도박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리먼 파산으로 금융시장이 마비되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모든 머니마켓펀드(MMF) 보증과 주식 공매도규제 조치를 내렸다. 재무부는 자그마치 7000억달러를 금융권에 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는 너무 때늦은 조치였다고 소로스는 한탄한다. 그는 이 모든 책임은 최악으로 치닫도록 상황을 방치한 헨리 폴슨 당시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FRB 의장에 있다고 맹비난한다.

리먼의 파산은 1930년대 은행권의 줄파산에 필적할 만큼 치명적인 것이었음에도 재무부와 FRB는 여전히 "개입할만한 법적 근거가 없었다"고 일축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소로스는 "초라한 변명"이라며 비웃는다. 긴급상황에는 과거처럼 재무부와 FRB가 금융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소로스는 폴슨과 버냉키가 리먼의 붕괴를 모른 척한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받아들인다.

우선 소로스는 폴슨 장관이 철저한 시장원리주의자라는데 주목하고 있다. 폴슨은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것과 같은 방법과 수단을 통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게 소로스의 추측이다.

소로스는 폴슨이 구조화 투자회사(SIV)를 구제하기 위해 제안했던 '슈퍼 SIV' 설립도 이에 근거했을 것이라고 본다.

소로스가 내세우는 폴슨의 또 한가지 오류는 7000억달러 자금을 풀면서도 사후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는 점이다.

폴슨 장관은 서브프라임 위기와 유사했던 1980년대 미 저축대부조합(S&L) 부실 사태 당시 부실자산 처리를 위해 설립된 정리신탁공사(RTC)와 같은 기구를 설립하겠다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소로스는 학자 출신인 버냉키에 대해 거대 버블 붕괴에 대한 감각이 폴슨보다 더 무뎠다고 평가했다.

이는 "주택 버블은 독립된 현상이며 손실은 대략 1000억달러 정도로 틀어막기에 충분하다"는 버냉키의 안일함에서도 잘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다만 소로스는 작년 1월과 12월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 안정을 꾀했던 버냉키의 대처능력은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소로스는 기준 금리 인하로 시장 안정을 꾀한 버냉키 의장의 대처만큼은 높이 평가했다. 다만 금융쓰나미가 세계를 뒤덮은 뒤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깨달은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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