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사고 두달 넘도록 보험금 청구 미뤄
삼성전자의 고위임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뒤늦게 보험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가해차량이 가입한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천문학적인 보험금이 논란의 대상이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가해차량 보험사가 지급해야할 보험금이 역대 최고액을 넘어 100억원대에 육박할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교통사고 보험금 최고액은 지난달 한 중소기업 사장에 지급결정 판결이 내려진 35억1000만원이며 이전까지는 2003년 가수 강원래씨가 받은 21억원이 최고 액수였다.
◆삼성전자 부사장 교통사고로 사망
삼성전자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장모(56)씨는 지난 1월 18일 휴일근무를 위해 삼성전자 구미공장으로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사고가 난 앞차를 피하려고 갓길로 대피했다가 사고현장을 피해 갓길로 진입한 차량에 치이는 참변을 당했다. 이날 사고현장에서 앞서 대피했던 김모(50·여)씨도 같은 차량에 치여 숨졌다.
보험사에서는 교통사고로 사망 피해자가 발생했을 경우 월 소득액에 정년까지 남은 연수를 곱한 액수의 3분의 2정도를 보험금으로 지급해 왔다. 문제는 국내 최고수준의 연봉을 지급하기로 유명한 삼성전자의 고위 임원이 피해자라는 점이다.
보험사에서는 통상적으로 사고 피해자의 월소득에 정년까지의 기간을 곱한 뒤 3분의 2정도를 보험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부사장급의 연봉이 성과급을 포함, 수십억원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해차량이 가입한 보험사인 교보AXA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은 적게 잡아도 수십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임원 연봉을 감안하면 이번 사망사고 피해자에 국내 보험업계 역대 최고액의 보험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성과급을 어떤 정도까지 반영할지 임원 정년을 어디까지 봐야할지 등은 결국 법원판결까지 가야 결론이 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워낙 변수가 많아
최종 판결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정확한 금액을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보험금 지급액 법원에서 결론 날 듯
정확한 보험금 산출을 위한 '손해사정'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피해 유가족측이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개인 소득자료 등을 제
공해야 보험금 계산이 가능하지만 장 부사장의 유가족측은 지금까지 교보AXA사측에 별다른 연락을 해오지 않았다.
보험금 청구와 지급은 법적으로 2년이내에만 이뤄지면 되지만 대부분 사고의 경우 사고 발생 한달 이내에 보상까지 마무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유가족의 보상청구 지연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교보AXA사 관계자는 "유가족측에서 처리할 일이 남아 있다고 아직까지 연락을 해오질 않아 우리도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성과급중에서도 실소득이 아닌 판공비 형태가 포함될수도 있는 등 변수가 많다"며 "실제 지급되는 보험금이 수십억대까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교보AXA사측은 애초 사고원인을 제공했다가 함께 사망한 김모씨의 과실여부도 함께 산정해야 하는 만큼 이번 사고로 인한 지출규모가 일반의 예상처럼 천문학적인 금액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김모씨는 정 부사장과 같은 삼성화재 보험에 가입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교보AXA사측이 피해자와 합의를 끝내고 사고 책임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한다면 그때 가서 얘기할 문제"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보상금 지급 문제가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급 금액이 막대한데다 성과급 비중이 크고 계약직인 임원급 회사원의 소득범위를 어디까지 봐야할지 뚜렷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수 강원래씨 사고때도 자유직업의 소득범주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며 "이번에도 법정에서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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