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고용시장 불안은 지속
‘바닥을 친 것인가’
연초까지만 해도 미국경제가 'L‘자형 장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으나 최근 들어서는 올해 말, 내년 초가 경기회복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긍정적인 신호들도 잇따라 감지되고 있다.
◆긍정적 전망 잇따라 =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스탠퍼드 대학에서 “미국 경제가 1.4분기에는 매우 취약할 것이지만 느린 회복을 이뤄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회복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대부분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지만 경기부양을 위한 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좀 더 적극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루 앞서 12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희미한 경기회복의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바닥을 쳤음을 암시했다.
그는 미 상공회의소 경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지난 2달간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양상을 느꼈다”고 말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역시 최근 “올 하반기 경기회복이 먼 이야기만은 아니다”며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희미한 회복의 신호 = 실제로 최근 발표되는 미국 경제 지표들은 희미한 회복의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지난 12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 2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1%하락했다.
지난 몇 달간 이어져온 마이너스 행진에서 낙폭이 눈에 띄게 줄었을 뿐 아니라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5%보다도 양호했다.
이를 두고 소비심리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다소 완화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매출 하락세도 주춤해졌다.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한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그 동안 월매출이 전년 대비 45% 이상 급감하는 매출부진을 겪어왔다.
시사 경제 주간지 타임지는 수치가 10~20%로 줄어드는 데에는 적어도 1년 넘게 걸릴 전망이지만 격차가 25~30%로만 좁혀져도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는 신호라며 최근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매출 호조세로 돌아서 = 기업들도 이번 주 낙관적인 1.4분기 전망을 앞 다퉈 내놓았다.
미국 정부로부터 금융 지원을 받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체이스가 올해 1,2월 수익을 냈다고 발표했고 생사기로에 서있는 제너럴모터스(GM)는 재무상황이 다소 개선돼 2월 추가 금융 지원은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씨티그룹이 올해 1~2월 1년여만에 최고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낙관적인 전망에 기대 쉽사리 마음을 놓아서도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초까지만 해도 경제상황에 이렇게 나빠질지 아무도 몰랐고 지난달까지만 해도 비관론이 득세했다.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것이 국제 경제 전망이라는 뜻이다.
연말께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실업률도 문제다. 실업이 늘어나면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이것이 기업 매출 부진으로 직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아이언 세퍼슨 하이 프리퀀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간 실업자 청구건수로 본 고용시장은 더욱 악화될 것임을 예고한다”며 “소득이 늘어나지 않으면 소비지출이 증가할 수가 없다”고 진단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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