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고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로 일본 열도가 엄청난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변해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주가하락과 실적악화로 일본 주요 기업들의 적자 규모는 겉잡을 수없이 불어난 가운데 자금난이 전자업계로까지 번지면서 이달 말 끝나는 2008 회계연도에 일본 9대 가전업체들은 190억달러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이와증권SMBC의 인수합병(M&A) 책임자인 아카이 유이치는 "일본 기업들은 장기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근본적인 구조조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듯 하지만 이들 기업들에는 이를 착실히 실천에 옮길만한 자금 여력이 없어 문을 닫거나 제조비용이 덜 드는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국책은행 등이 공조해 기업에서 회사채 매입과 금융기관에서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시중의 자금난을 해소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어마어마한 자금을 쏟아 부어도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돈가뭄은 해갈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WSJ은 말했다.
또한 최근 며칠 연일 버블 붕괴 이후 최저치를 경신한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까지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급기야 지난 9일 파나소닉, 샤프, 히타치, 소니, NEC, 도시바 등 전자업계의 6개 블루칩 종목들은 신용평가사 피치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하는 굴욕까지 겪었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도시바는 30억달러의 유동성이 필요하며, 다른 기업들 상황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실제로 파나소닉은 산요를 인수하느라 무리한 나머지, 지난 2002년 이후 최대인 42억달러의 자금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부실대출을 우려해 잔뜩 움츠러든 처지에 있는 은행들 역시 제아무리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이 돈을 빌린다 해도 반가울 리 없다.
일본 증시는 이번 주 들어 연일 26년래 최저치로 주저앉았고 연일 들려오는 기업들의 파산 소식은 은행들의 부실 대출에 대한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WSJ는 한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투자자들은 가전기업들의 주가 하락을 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투자한 회사의 실적 악화는 곧 자신들의 발등을 찍게 됨으로 무언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다만 이는 가정이기 때문에 결국 정부에 대한 기대감만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실적이 악화한 가전기업들은 더 극심한 감원을 단행하게 될 것이고 이는 침체된 경제 여건속에서 실업률을 높여 사회불안을 야기, 정부 역시 강도 높은 지원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WSJ의 결론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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