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년만에 마이너스 상승을 기록하는 등 생산자물가지수(PPI)와 더불어 동반 마이너스 상승을 나타내면서 디플레 우려가 커지자 중국 당국은 "디플레는 없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중국의 디플레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물가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결론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0일 "디플레 국면에 진입했다는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계당국은 물가가 하락세를 보이긴 했으나 춘절(구정) 연휴 이후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에다 1년전 폭설로 인한 식료품 가격 급등에 따른 기고(基高)효과가 겹쳐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셔먼 찬 이코노미스트도 "1년전 물가는 폭설로 인해 공급이 제한돼 이례적으로 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했다"며 "지금의 물가하락은 오히려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했다.
수닝(蘇寧) 인민은행 부총재도 디플레(물가 하락) 우려는 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원래 디플레란 대출 및 통화량 감소, 경기침체 속에 나타나는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 부총재는 "유동성은 충분하며 신규대출도 급증세"라며 "올 하반기부터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통화량(M2)는 지난 1월 18.8% 늘어났으며 2월까지 2조6000억위안의 신규대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오히려 유동성 증가에 따른 인플레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켄 핑 씨티은행 연구원 같은 이는 "원인을 차치하고 물가 하락 자체 만으로도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경계심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목표한 올해 소비자물가 4% 상승을 맞추기 위해서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JP모건의 징 울리히 중국주식담당 회장은 "최근 통화공급 증가는 인플레 촉진 요인이지만 수요와 과잉공급은 디플레를 야기하는 요인이 된다"고 경계했다.

디플레 우려가 가속화함에 따라 금리 인하 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부총재는 "중국의 금리인하 여지는 있지만 인하폭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로금리는 중국의 현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말해 대폭적인 금리 인하는 단행하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9월 이후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고 4차례나 지급준비율을 낮춰 통화공급 확대에 힘써왔다. 현재 1년 만기 예금금리는 2.25%다.

이 부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는 사실상 제로지만 12개월 만기 예금금리는 2% 안팎"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과 실질금리가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함으로써 대폭적인 인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침체가 덜 심각한 중국이 지금 당장 제로금리를 단행할 경우 만약 경제가 더 나빠진다면 금리정책을 펼 수가 없게 된다.

수닝 부총재도 "크진 않지만 통화정책을 펼 여력은 아직 남아있으며 지준율의 경우 더 많이 낮출 수 있다"며 이 부총재를 거들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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