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장관에는 사실상 국빈 대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20일 한ㆍ미 외교장관 회담은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출범한 미국과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계기를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 외교장관은 북한 핵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세계적 경제위기 및 아프가니스탄 재건 등 현안을 두루 논의하며 서로의 시선을 충분히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고,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벌일 경우 이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유 장관은 "이번 외교장관회담이 두 나라간의 정책 조율과 공조를 한층 강화하는 의미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ㆍ미 외교, 북한 문제에 공감대
한ㆍ미 외교장관 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오바마 정부와의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했다는 점이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양국 외교장관이 동맹발전, 북핵과 북한문제 등은 물론 세계적인 이슈 관련 상호관심사에 대해 유익하고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우선 한ㆍ미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두 나라의 동맹관계를 21세기 미래지향적 전략동맹으로 심화ㆍ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는 오바마 정부의 출범이 전통적인 한ㆍ미 관계를 계승하는 것은 물론 외교ㆍ안보 등 협력체제를 강화하자는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북한 문제 등에 대해서도 공조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두 장관은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으며, 한ㆍ미간 긴밀한 공조를 기반으로 6자회담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 폐기를 추진해나가자"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이는 오바마 정부가 북한 핵 보유를 공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북한 문제에 대해 한ㆍ미간 불협화음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을 어느 정도 불식시키는 것으로 앞으로 6자 회담 등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고 조건없이 남ㆍ북 대화에 조속히 응해야 한다는 점에도 두 장관이 인식을 같이 했다.
이밖에 금융위기 극복과 한ㆍ미 FTA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으며, 아프간 안정과 재건을 위해서도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클린턴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FTA 비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사실상 국빈 대우
클린턴 장관은 지난 19일 밤 10시20분께 서울에 도착했다. 성남 서울공항에 내린 후 곧바로 숙소에 도착, 하루를 묵은뒤 짧은 하루를 최대한 쪼개어 박박한 일정을 소화했다.
클린턴 장관은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한 뒤 오찬을 함께 하며 한ㆍ미관계 전반에 걸쳐 의견을 나눈다. 또 한승수 국무총리를 예방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용산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 주한미군을 격려하는 한편 오후에는 이화여대에서 국내 정치ㆍ학계 여성 리더 및 여대생들과 간담회를 가진뒤 중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화여대는 클린턴 장관을 '명예 이화인'으로 선정했다.
이번 클린턴 장관 방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융성한 대접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한덕수 주미대사가 직접 공항에 예방을 나갔다.
이는 통상 해당지역 국장이 나가던 선례를 깬 것으로 사실상 국빈급 대우를 해준 것이다. 더욱이 이 대통령이 드물게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도 만들었다.
회담장인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는 차량통행이 금지되는 등 철통경호를 펼쳐 클린턴 장관에 남다른 성의를 보였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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