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액연봉을 받아왔던 기업의 임원들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각국에서 첫 임금 삭감 대상으로 기업의 임원들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
미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는 금융기업 고위 경영진들의 연봉을 50만달러로 제한하고 영국과 프랑스 등도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한 데 이어 중국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北京)청년보는 중국 재정부가 최근 의견 수렴을 위해 각 금융기관에게 '금융계 국유기업 책임자 급여 관리 방법(이하 방법)'을 하달했으며 여기에는 국유 금융기관 책임자의 연봉을 최고 280만위안(약 5억6000만원)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금융기관에게 전달된 이번 방법에서는 금융기업 경영진을 5개 등급으로 분리하고 그 기본연봉을 최소 5만위안에서 최대 70만위안으로 정했으며 경영진들의 성과급 보너스는 기본 연봉의 3배 이내로 제한하도록 규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 임원이 받을 수 있는 연봉의 최대 액수는 280만위안이 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금융기관 임원들의 급여를 제한하고 나선 것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금융기관들의 지나치게 높은 급여 수준이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3대 증권사 중 하나인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의 직원 평균 연봉이 100만위안(2억원)을 넘었다고 알려진 후 논란이 됐다. 궈타이쥔안은 '2009년 공작보고'에서 지난해 급여 및 복리후생비 지급이 32억위안이라고 밝혔다. 궈타이쥔안 전체 직원 3000명이 평균 100만위안이 넘는 연봉을 챙긴 셈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2004년7월 '국유기업 책임자 급여 관리 방법'을 발표했으나 금융기관은 제외됐다. 그러나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은행, 증권, 보험 등의 연봉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논란이 계속돼 왔다. 지난 2007년 통계에 따르면 국유금융기관 고위직 연봉은 국유기업 평균치의 27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에서는 구제금융을 받는 기업 임원들의 연봉을 제한하기로 한 후 기업 임원들의 임금 동결이 확산되고 있다. 인전자원관리 컨설팅 업체인 머서가 미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미국 기업의 25%가 임금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는 현재 임금 동결을 검토 중이라고 답해 머서는 올해 미국 기업 30%가 임금을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임원들이 임금 동결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기업의 39%가 임원들의 급여를 동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77%는 임원들의 보너스 수준을 머서의 지난해 10월 조사 때보다 낮출 것이라고 답했다. 설령 임금을 인상한다해도 인상폭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머서는 지난해 10월 조사에서는 기업들이 평균 3.6%의 임금 인상을 예상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인상폭이 3.2%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올해 발표된 감원 규모가 30만명을 넘어섰고 1월에만 6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실직 공포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부담없이 임금 동결에 나서고 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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