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이 닷새 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일(현지시간) 폐막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각 분야의 글로벌 리더들이 운집했지만 경제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만 치우쳐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지는 못했다고 평했다.
◆ 중국ㆍ러시아, 미국에 직격탄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과 러시아 정상들이 가장 돋보였고, 미국 경제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FT는 평가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28일 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을 미국으로 지목하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 총리는 "세계 금융위기의 원인을 미국의 지나친 욕심"이라 지적한 뒤 "일부 국가들도 지속가능하지 않은 경제발전 모델을 갖고 있어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도 미국 비난전에 가세했다.
그는 1년전 다보스포럼에서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기조연설을 겨냥해 "불과 1년전 미국 경제에 대해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며 "하지만 그동안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은 지난 25년간 번 수익보다 많은 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 각국, 美 보호주의 움직임 비난
또 이번 포럼에서 각국 정상들도 현 글로벌 경제위기의 주범을 미국으로 규정짓고,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보호주의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원 총리는 또 보호무역주의의 폐해를 경고하면서 "저축률이 낮고 소비가 과도한 일부 국가의 부적절한 거시경제정책 때문에 경제위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영국과 독일도 오바마 행정부의 보호주의 움직임을 강하게 비난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이런 압력들이 자유무역을 저해하는 계기가 돼선 안 된다"며 "글로벌 협력이 위기극복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도 "이런 협력에 기꺼이 동참하겠다"며 "보호주의 유혹을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미국산 철강 구매를 의무화하는 '바이 아메리칸'조항이 삽입돼 있어 보호주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도 비난이 이어졌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한 세션에서 '우리는 미국이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것을 믿는다'라며 조항 삭제를 요구했다.
셀소 아모림 브라질 외무장관도 "보조금은 개발도상국 경제를 파괴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며 미국의 보호주의 성향을 비판했다.
◆ 美 주요인사 불참..한계 드러내
하지만 정작 미국 경제의 책임있는 인물들은 모두 불참, 포럼의 결정적 한계를 드러냈다.
현 글로벌 경제위기의 '주범'이라고 할 미국에서는 정작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의장과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등 책임 있는 인물들이 불참, 불편한 자리를 의도적으로 피해갔다는 인상을 줬다.
이 때문에 향후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의 경제 및 금융, 무역 등의 정책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에서 각국 대표단은 확실한 것이 없이 그저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FT는 꼬집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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