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비축유·대체조달, 중국은 가격통제·수송로 조정
러시아는 에너지 수혜…"아시아 전환 가속화 가능성"
"에너지·원자재·물류까지 복합 대응 체계 필요"

"중동발 충격, 전쟁 끝나도 끝 아니다"…산업硏 "공급망 대응, 지리적 다변화만으론 한계"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란 전쟁을 계기로 촉발된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단순한 일시 충격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질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단순한 '공급망 지리적 다변화'를 넘어 에너지·원자재·물류·산업안보를 포괄하는 복합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20일 발표한 '중동발 위험 확산에 대한 일본·중국·러시아의 대응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이란 전쟁은 지정학적 경쟁 구조를 심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일본·중국·러시아가 각기 다른 에너지 구조와 지정학적 위치에 따라 상이한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구조 탓에 직접적인 충격을 받고 있다. 원유·나프타 공급 부족으로 석유·석탄·화학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으며, 플라스틱·고무·철강 생산 감소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일본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비축유 방출과 대체 조달 확보, 유가 안정을 위한 긴급 조치에 착수했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원자재 수입선 다변화와 안보 전략 재검토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산업연은 한국과 일본이 유사한 에너지 수입 구조를 가진 만큼 위기 대응과 해외 자원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중동과의 경제협력을 유지하면서도 러시아·중앙아시아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해 왔고, 국내 에너지 기반도 일정 수준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석유 가치사슬 하류 부문과 헬륨·황 등 일부 산업재 공급망에서는 차질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유가 임시 통제와 상업 비축유 사용 승인, 에너지·원자재 수입원 및 수송로 조정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동시에 청정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자립, 위안화 영향력 확대 전략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러시아는 이번 사태를 전략적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 유가 상승과 중동산 원자재 공급 차질로 러시아산 석유·가스·비료·알루미늄 등의 대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무역수지와 재정 수입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은 러시아가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공세를 강화하고, 에너지·원자재 시장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전환(Pivot to Asia)' 전략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산업연은 전쟁 종료 이후에도 물류·에너지·지정학적 변화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단순한 공급망 다변화를 넘어 에너지·원자재 공급망 다변화, 대체 물류·수송로 확보, 전략산업 중심의 경제·산업안보 강화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D

산업연은 "한국은 전략적 자율성을 목표로 보유 자산의 전략적 가치를 활용해 회복력 있는 경제·산업 발전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분야별로 협력 범위를 달리하는 유연한 전략적 포지셔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