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부동산 1년 野토론회…"핵심지 공급 대안 없고 규제만 반복"[부동산AtoZ]
국민의힘 서울시당·조은희 의원 공동주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전·월세 불안 키워"
"지방재정 구조상 거래세 인하 어려워"
"대출 규제에 현금부자만 진입, 차별화 심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에서 서울시장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1년을 평가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토론장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대출·세금·토지거래허가구역 중심 정책이 전·월세 불안과 거래 위축을 불렀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주거사다리정상화특별위원회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정책 평가 및 향후 과제'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오 후보도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앞둔 지금 우리가 마주한 부동산 시장 현실은 매우 참담하다"며 "과도한 대출 규제로 시민들의 주거 이동 사다리는 무너졌고,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손대겠다며 시장을 또다시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정책 평가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최서윤 기자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악재"
첫 발제자로 나선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 정책을 "진보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과정의 시즌 3을 빨리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처럼 강남 고가 주택을 잡기 위해 세금과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시간이 지나 강북·외곽으로 불안이 번지는 양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번 정부 출범 때 시장 친화적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장기 그림 없이 단기 시장 상황에 몰입한 극단적 처방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을 "경험해보지 못한 극약 처방"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매매가격 안정에 몰두하고 있지만, 매매가격을 누른다고 전세와 월세가 함께 안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매매가와 전세, 월세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매매·전세·월세가 함께 급등하는 '트리플 악재'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 분석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매매(5.98%→8.79%), 전세(1.96%→8.66%), 월세(3.57%→8.35%)가 동시에 상승했다.
이 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도 전·월세 불안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실거래가 지수로 보면 이미 정점을 찍고 안정화가 시작되는 시점에 너무 강한 규제가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 잠실·삼성·대치·청담동 토허구역 사례에서도 가격 안정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았고, 전세와 월세 불안이 나타났다"며 "전체를 풀 수 없다면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완화하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비거주 1주택자 규제에 대해서는 "거래를 동결하고 '똘똘한 한 채' 수요를 강화한다"며 "비거주 1주택자도 전·월세 주택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기능을 하루아침에 없앨 수 없다"고 했다.
진장익 중앙대 교수는 부동산 정책 목표가 가격 안정에만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부동산 정책의 목적이 과연 가격 안정인지, 주거 안정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세금은 시장을 바꾸는 정책이 아니라 경제 주체의 행동 유인을 조정하는 정책"이라고 했다. 양도세 중과에 대해서는 "단기 투기를 억제한다는 목표는 뚜렷하지만, 실제로는 집을 팔지 않게 만들어 거래 절벽과 매물 감소를 부를 수 있다"고 했다.
보유세 강화도 임대료로 전가될 수 있다고 봤다. 진 교수는 "우리나라 주택 보유자는 고령층 비중이 높은데, 현금 흐름이 없는 사람이 세금을 계속 내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임차인에게 보유세가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세제 정책은 단기 시장 안정에는 일정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 대책 없이 반복되면 거래와 심리를 조정하는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비아파트·서민층 타격 우려…'공급 대안 부재' 지적
이어진 토론에서도 수요 억제 중심 대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이 나왔다. 심형석 미국 인터내셔널 아메리칸대 교수는 "현 정부 부동산 대책은 초단기 대책으로, 2개월 안정 후 4년 불안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며 "비거주 1주택자 매물의 경우 다주택자 매물과 달리 급하게 팔 이유가 적고, 시세 수준으로 내놓기 때문에 시장 안정 효과는 크지 않다"고 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 핵심지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며 "서울 공급은 결국 정비사업으로 풀어야 하는데, 정부 대책은 공공청사나 유휴부지 활용 위주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서울 다주택자 보유 주택의 절반이 비아파트"라며 "다주택자를 규제할 경우 서민층이 주로 거주하는 비아파트 처분이 먼저 일어나 주거 취약계층이 타격을 받는다"고 했다. 또 "청년·신혼부부는 오피스텔 등 다양한 거처를 활용하는데 정책 논의는 아파트 중심에 머물러 있다"며 "임대 목적의 소규모 주택과 비아파트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라도 주택 수 산정 제외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고 했다. 그는 "세금은 공공서비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지 국민에게 벌을 주는 수단이 아니다"라며 "부동산 세제를 투기 억제용 페널티처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정성훈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부동산 세제 개편이 지방재정과 맞물려 있어 단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취득세와 재산세, 양도소득세에 붙는 지방소득세가 지방재정에서 거의 60%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를 흔들면 자치단체 재정이 버티지 못하는 원천적 한계를 안고 있다"며 "이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미국처럼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자는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현금 10억원 이상 보유자가 46만 명에 달하고 주식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에서 대출을 조인다고 유동성이 줄지 않는다"며 "오히려 자산가들 중심의 시장 차별화만 심화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은 준공까지 10~20년이 걸리는 2040년도의 과제인 데다 멸실 물량 때문에 단기 공급 효과가 미미하므로, 이주 수요가 없는 용산 국제업무지구나 태릉CC 등 유휴부지 개발이 더 신속한 대안"이라고 했다.
좌장을 맡은 손재영 건국대 명예교수는 "부동산 문제가 정치적으로 민감해 파당적 입장까지 갈 수 있지만, 학자들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본분"이라며 "다주택자 규제나 세제 개입 등 인위적 대책으로는 시장 가격과 주거 안정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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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국정 핵심 과제로 두고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이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1·29 도심 공급 신속화 방안 등 1년간 네 차례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1월에는 국토교통부 산하에 주택공급추진본부를 신설해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가구 착공 목표를 직접 챙기고 있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등 수요 관리 조치도 투기 차단과 시장 안정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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