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전 승인 없는 불법 행사"
조직위 "행정기관 부당 압박" 반발
승인 논란에 이어 환불 갈등까지

러닝 열풍 속 마라톤 대회가 늘어나는 가운데 16일 개최 예정이던 '제4회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대회'가 한강공원 사용 승인 논란 끝에 잠정 연기됐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와 조직위원회가 대회 허가 절차를 두고 정면충돌한 데 이어 참가자 환불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은 법정 공방으로 번질 전망이다.

서울 한강 울트라마라톤 주최 측이 안내한 한강뚝섬공원 우회 주로. 서울한강우릍라마라톤 조직위 홈페이지

서울 한강 울트라마라톤 주최 측이 안내한 한강뚝섬공원 우회 주로. 서울한강우릍라마라톤 조직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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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밤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조직위원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회 잠정 연기를 공지했다. 조직위는 동대문구청의 장소 사용 승인 취소로 인해 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며, 행정기관의 비협조와 물리적 방해 속에 강행할 경우 주로 혼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앞서 동대문구 장안1수변공원 사용 승인을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대회의 적법성을 주장해왔다.


이번 대회는 서울 동대문구 장안1수변공원을 출발해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일대를 지나는 100㎞·50㎞ 울트라마라톤으로, 참가 신청 인원은 약 1500명 규모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회 코스에 한강공원 구간을 포함했음에도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의 별도 장소 사용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1500명 뛰려던 한강 마라톤 '급제동'…서울시 "무단 개최" vs 주최 측 "행정 횡포"

서울시 안내에 따르면 한강공원 내 체육·일반행사는 장소 사용신청서와 안전대책 계획서를 제출한 뒤 담당 부서의 검토와 승인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한강공원에서 5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마라톤 행사를 열려면 세부 행사계획서와 안전 대책계획서 등을 갖춰 사전 신청과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안전 문제에 우려를 낳은 것은 대회 예정일인 16일 뚝섬한강공원 일대에서는 드론 라이트 쇼도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드론 쇼 관람객 약 3만 명이 몰릴 것으로 보고, 마라톤 참가자 1500여 명까지 겹칠 경우 보행 동선 혼잡과 안전사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미래한강본부는 주최 측이 대회를 강행할 경우 하천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반면 조직위는 미래한강본부가 "불법 대회"라는 취지의 안내문을 게시해 대회 명예를 훼손했다고 반발했다. 또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뚝섬한강공원 우회 주로를 마련하고 안전관리 대책을 세워 협의를 시도했지만, 미래한강본부가 신청서 접수 자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조직위는 행정기관의 처분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서울시 역시 하천법 위반 등으로 고발 방침을 밝힌 상태다. 대회는 잠정 연기됐지만, 참가비 환불과 연기 일정, 행정 절차 위반 여부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개최 코앞에 멈춘 한강 울트라마라톤…참가자들 "환불은?" 분통

이번 갈등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설렘 속에서 대회 참가를 기다린 러너들이다. 이에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조직위의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출발지인 장안1수변공원 사용 승인과 한강공원 코스 사용 승인이 별개인지 여부다. 일부 참가자들은 "동대문구청 허가만으로 한강공원 전체 코스를 활용할 수 있는지 사전에 확인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 한 참가자가 환불을 요구하자 조직위가 취소 신청 기간이 지났다며 환불 불가 입장을 밝히고, 답변 말미에 "말씀 가려서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취지의 문구를 덧붙였다는 내용이 확산하며 비판이 커졌다. SNS

앞서 한 참가자가 환불을 요구하자 조직위가 취소 신청 기간이 지났다며 환불 불가 입장을 밝히고, 답변 말미에 "말씀 가려서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취지의 문구를 덧붙였다는 내용이 확산하며 비판이 커졌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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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환불과 관련한 조직위 대응과 관련한 논란도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대회 게시판에는 환불 가능 여부를 묻는 글과 법적 대응을 논의하자는 글이 잇따랐다. 앞서 한 참가자가 환불을 요구하자 조직위가 취소 신청 기간이 지났다며 환불 불가 입장을 밝히고, 답변 말미에 "말씀 가려서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취지의 문구를 덧붙였다는 내용이 확산하며 비판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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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대회 개최를 두고 누리꾼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은 "대회를 준비한 참가자 피해가 가장 크다", "숙박과 교통비까지 쓴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며 조직위와 행정기관 모두에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반면 일각선 "1500명이 뛰는 행사를 승인 없이 진행하려 한 것이라면 안전상 중단이 맞다", "드론 쇼 인파와 겹치는 상황에서 강행은 무리"라는 의견도 나왔다. 또 "환불 공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법적 다툼보다 참가자 피해 보상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러닝 인구 증가 속 마라톤 대회 운영 미숙 논란도

이번 사태는 최근 러닝 인구 증가와 함께 급증한 마라톤 대회 운영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지난해 부산에서는 한 마라톤 대회가 식수 공급, 코스 안내, 차량 통제 등 운영 미숙으로 참가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친 바 있다. 당시 홈페이지에는 수십 건의 항의 글이 올라왔고, 참가자들은 기본적인 안전·편의 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최근 러닝 인구 증가와 함께 급증한 마라톤 대회 운영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조용준 기자

이번 사태는 최근 러닝 인구 증가와 함께 급증한 마라톤 대회 운영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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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일부 지역 마라톤에서 코스 병목, 사전 고지 부족, 안전요원 배치 문제 등이 잇따라 제기됐다. 최근에는 마라톤 참가자와 보행자 충돌 사고와 관련해 대회 주관사와 운영 대행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단도 나오면서, 대규모 생활체육 행사에서 안전관리 의무가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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