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시장 한 번도 허락 안한 곳
지역에 도움되는 인물 한목소리
반도체 산단 이전에는 민감 반응
정치적 수사로 인식하는 의견도

국가데이터처의 올해 4월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1375만명을 넘어선 경기도는 오는 6월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최대 광역자치단체다. 인구 118명의 수원을 비롯해 용인(109만명), 고양(105만명), 화성(99만명) 등이 대표적인 도시다. 수원, 고양, 화성은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반면 용인은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이른바 '스윙보터'로 꼽힌다. 용인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재선 시장을 한 번도 허락하지 않았다. 경기도 표심을 살피고자 할 때 용인의 민심을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3일 찾은 용인시 처인구 소재 용인중앙시장 입구 모습. 김평화 기자

13일 찾은 용인시 처인구 소재 용인중앙시장 입구 모습.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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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도움 되는 인물 찍겠다"


13일 찾은 용인시 처인구 용인중앙시장에서 만난 과일 가게 상인 김모씨(75)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찍을 후보를 정했냐는 질문에 "아직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누가 일을 잘하는지 보고 찍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씨는 "옛날처럼 당을 보고서는 안 찍는다"며 "공약을 더 살펴보고 지역에 도움이 되는 후보로 결정할 것"이라고 힘을 줘 말했다.

이날 처인구뿐 아니라 기흥구, 수지구를 돌며 만난 시민 중에서는 김씨와 같은 생각인 이들이 적지 않았다. 용인에서 나고 자랐다는 직장인 노모씨(36)는 "지방선거인 만큼 인물을 보고 뽑는 게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노씨는 "최근 집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부동산 문제를 크게 느꼈다"며 "이 부분에서 어떤 대안을 내놓는지를 보고서 정하려 한다"고 했다.


수지구청 인근에서 만난 80대 남성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기를 꺼리면서도 "한쪽으로 기울여서 투표하지 않으려 하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보면 용인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이 더러 뽑혔다"며 "후보들마다 자기들이 잘났다고 하는데, 화려한 이력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13일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기흥역 모습. 역 주변 교통량이 많고, 고층 아파트와 쇼핑몰이 들어서 있다. 김평화 기자

13일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기흥역 모습. 역 주변 교통량이 많고, 고층 아파트와 쇼핑몰이 들어서 있다.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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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층 표심 변화…여당 견제도


이날 용인에서는 중도층이었다가 탄핵 국면 이후 야당에 등을 돌린 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지역에서 20여년 살았다는 임운재씨(85)는 "원래 중립이었지만, 지금은 국민의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자기들끼리 싸우고만 있지 않으냐"고 한숨을 쉬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씨(57)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으려 한다"며 "탄핵 이후 민주당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반면 거대 여당을 견제하거나 정치에 피로감을 표하는 반응도 있었다. 기흥구청 인근에서 만난 김모씨(30)는 "찍을 후보를 다 정하지 못했다"면서도 "대통령과 민주당 세력을 조절하려면 국민의힘 후보를 뽑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모씨(27)는 자신을 "민주당 성향"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정치에 실망해서 투표장에 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13일 용인중앙시장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요구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평화 기자

13일 용인중앙시장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요구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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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단 이전 가능성 없어"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요구가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것에는 민감한 반응이 주류였다. 특히 처인구는 남사·이동읍에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삼성전자), 원삼면에 일반산업단지(SK하이닉스)가 조성될 예정이다 보니 기흥구나 수지구에서 보이지 않던 '산단 이전 결사 반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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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전 논란이 정치적 수사(修辭)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동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호철씨(64)는 "투자한 게 많아서 이전하면 손실이 더 크다. 가능성이 있겠냐"며 "그런 말에 흔들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도매상 양정숙씨(81)는 "미장원에 갔는데 2번(국민의힘) 찍어야 반도체를 살린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더라"며 "지금 조성 중인데 그걸 어디로 옮기겠냐"고 말했다.


용인=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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