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도 미국간다…CJ 오너 4세 경영 전면 등판
CES·올리브영·오픈이노베이션 행사 잇단 등장
미래기획그룹 맡은 뒤 공개 행보 확대
미국 출장서 글로벌 사업 현황 함께 살필 예정
CJ그룹 오너 4세 이선호 미래기획그룹장이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 미래 사업과 글로벌 전략을 상징하는 공개석상에 잇따라 등장하며 그룹내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그룹장은 이달 이재현 회장의 미국 출장 일정에 동행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오는 20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리는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현장을 찾은 뒤 CJ올리브영의 미국 첫 오프라인 매장인 '패서디나점'을 방문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그룹장이 이번 출장에서 이 회장과 함께 K푸드·K뷰티·K콘텐츠를 결합한 CJ의 'K라이프스타일' 전략과 북미 사업 현황을 함께 점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그룹장은 지난해까지도 '조용한 실무형'이었다. '오너 4세'라는 상징성에도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현장에서 사업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해왔다. CJ제일제당 재직 시절 북미 사업 확대와 비비고 글로벌 브랜딩, 한식 셰프 육성 프로젝트 '퀴진K' 등을 주도했지만 공개 석상에 직접 나서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첫 공식 행보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이었다. 이 그룹장이 CES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에서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T) 기술 동향을 직접 살피고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과 협업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달에는 서울 이태원 복합문화공간 '케이브하우스'에서 열린 '2026 퀴진K 닷츠데이' 행사에도 참석했다. '닷츠데이'는 젊은 셰프들의 성장과 교류를 지원하는 연례행사다. '퀴진K'는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한식 인재 발굴·육성 프로젝트로, 이 그룹장이 2023년부터 직접 챙겨온 사업 가운데 하나다. K푸드와 한식 세계화 전략을 상징하는 행사에 직접 등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3월에는 이재현 회장과 함께 서울 명동 CJ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을 찾았다. 외국인 관광객과 글로벌 고객 수요가 몰리는 핵심 매장을 둘러보며 K뷰티와 글로벌 유통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그룹 핵심 성장축으로 꼽히는 CJ올리브영의 해외 확장 전략을 직접 챙기는 모습이었다.
재계의 시선을 가장 끈 것은 지난달 열린 '계열사 오픈이노베이션(OI) 협의체 밋업' 행사였다. 그룹 미래기획실 주도로 열린 행사에는 CJ제일제당과 CJ온스타일, CJ인베스트먼트 등 계열사의 스타트업 투자·육성 조직이 처음 한자리에 모였다. 이 그룹장은 행사 전반을 직접 주도하며 그룹 차원의 스타트업 협업 전략과 신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각 계열사가 각개전투 방식으로 움직였다면 이제는 서로 연결돼야 할 시점"이라며 "단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CJ그룹은 향후 계열사 간 투자 정보 공유 플랫폼 구축과 스타트업 협업 체계 고도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경영 수업' 이상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과거에는 글로벌 사업 성과를 검증받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그룹 전체의 미래 전략과 방향성을 설명하는 위치로 올라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조직 개편과도 맞물려 있다. 이 그룹장은 지난해 9월 지주사로 복귀한 뒤 미래기획실장을 맡았고, 같은 해 11월 미래기획실과 DT추진실을 통합한 미래기획그룹 수장에 올랐다. 미래기획그룹은 그룹 차원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투자 전략 수립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올해 들어 조직도 확대됐다. 기존 사내벤처·전략·인사기획 중심의 3개 담당 체계에 브랜드전략담당과 산업트렌드담당이 추가되며 5개 담당 체계로 재편됐다. 기존 조직 일부를 미래기획그룹으로 편입하며 미래 전략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CJ 내부에서는 젊은 인재들이 대거 배치된 점도 특징으로 꼽는다. 제조업 중심 전략 조직보다 빠른 트렌드 대응과 유연한 사고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1990년생인 이 그룹장은 2013년 CJ제일제당 공채로 입사해 바이오와 글로벌 전략 부문을 두루 거쳤다. 특히 2019년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컴퍼니 인수 후 PMI(인수 후 통합) 작업에 참여하며 북미 사업 경험을 쌓았다. 이후 미국프로농구(NBA) 구단 LA 레이커스와 비비고의 파트너십을 성사하며 북미 시장에서 K푸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2022년 식품성장추진실장을 맡은 이후에는 북미 중심 글로벌 전략 수립에도 참여했다. 실제 CJ제일제당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22년 47%에서 지난해 51%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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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외에도 2023년부터는 퀴진K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며 K푸드 저변 확대에 공을 들였다. 최근에는 한식과 전통주를 결합한 글로벌 브랜딩 작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통주 글로벌화 프로젝트와 프리미엄 증류주 브랜드 '자리(jari)' 사업도 주도했다. 재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글로벌 사업 성과를 검증받는 단계였다면 지금은 그룹 전체 미래 전략을 설계하는 위치로 올라선 모습"이라며 "CJ의 신사업과 글로벌 확장 전략에서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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