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훈 이마트 해외소싱 바이어 인터뷰
초저가 PL '5K 프라이스' 소형가전 도입
단가 맞출 제조사 찾아 중국 거래처 수소문
바잉파워·연계상품 확대 카드로 초저가 구현

"이 다리미 가격이 얼마라고요?"


이마트 이마트 close 증권정보 139480 KOSPI 현재가 101,500 전일대비 1,000 등락률 -0.98% 거래량 77,315 전일가 102,500 2026.04.21 12:18 기준 관련기사 주방부터 욕실까지…이마트, 리빙·생활용품 최대 50% 할인 美리플렉션과 손잡은 '쇼핑의 신세계'…"유통 6대 분야 AI 접목" "삼겹살 굽기 무섭네"…마트서 손 부들부들, 고깃값에 튄 전쟁 불똥 서울 용산점을 찾은 여성 시니어 고객이 이마트의 초저가 자체라벨(PL) 브랜드 '5K PRICE(5K 프라이스)' 상품 박스가 진열된 매대 앞에서 신기한 듯 한참을 머물렀다. 그가 관심 있게 살펴본 상품은 4980원짜리 스팀다리미. 가전제품 코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선 다리미 형태로 스팀 기능까지 갖춘 상품 가격이 5000원 미만이라는데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이 상품은 이마트가 지난해 8월 론칭한 5K 프라이스 라인업에서 처음 시도하는 소형가전 카테고리다. 해당 상품 도입을 주도한 문정훈 이마트 해외소싱 바이어는 "상품을 선정하면서 '얼마나 자주 쓰이는 품목인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며 "다리미처럼 거의 매일 쓰는 생활 밀착형 가전을 도입하면 고객들이 5K 프라이스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접점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정훈 이마트 해외소싱 바이어가 4980원에 판매하는 5K 프라이스 스팀다리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문정훈 이마트 해외소싱 바이어가 4980원에 판매하는 5K 프라이스 스팀다리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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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0원은 고객이 체감하기 쉬우면서도 파격적이라고 인식할만하다고 판단해 설정한 가격대다. 5K 프라이스에서 판매하는 상품군 중 유선 이어폰과 같은 금액이다. 기성브랜드 스팀다리미 중 비교적 저렴한 제품이 2만~3만원대에 판매되는 상황에서 이보다 가격은 4~5배가량 저렴하면서도 실제로 써보면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구현하기 위해 이를 충족시킬 제조사를 수소문했다.

문 바이어는 "여러 국가나 제조사들을 검토했으나 5000원 미만을 기준으로 단가를 맞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면서 "특히 처음 거래하는 업체의 경우 신뢰나 물량 조건, 품질 신뢰도가 부족하다 보니 해당 가격대를 맞추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되돌아봤다.


우여곡절 끝에 중국 동부지역 닝보에서 조건에 맞춰 상품화를 해줄 수 있는 제조사를 찾아냈다. 이곳은 과거 이마트가 해외 매장을 운영하던 지역으로 회사와 거래 이력이 있고 공장심사 같은 내부 기준을 통과한 검증된 업체들이 포진해 협상이 가능했다. 그중 이마트와 오랜 기간 거래해온 협력업체와 공감대를 형성해 장기간 단가 협상을 진행했다. 문 바이어는 "발주 물량을 최대한 확대하고, 이마트가 직소싱하는 다른 상품군의 물량도 증액할 수 있다는 등의 방식으로 제조사가 관심을 보일만 한 협상 카드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용산점 5K 프라이스존에 4980원짜리 스팀다리미가 진열돼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 용산점 5K 프라이스존에 4980원짜리 스팀다리미가 진열돼 있다. 이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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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다리미를 도입하기까지 6개월가량 소요됐으나 정식 론칭이 임박해 변수가 생겼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 여파로 환율이 크게 올라 당초 협상 과정에서 논의한 원가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스팀다리미도 발주를 최대한 늘리고, 선적 시점을 관리하면서 디자인과 패키지 등 상품 구성에 들어가는 비용을 간소화해 5000원 미만을 유지해냈다. 문 바이어는 "해외소싱 업무를 하다 보면 환율 변동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처럼 예상치 못한 외부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이런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싼 게 비지떡' 아니겠느냐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소비자 안전과 제품 품질을 보장하는 국가통합인증마크(KC)를 획득했고, 이마트 내부 기준에 따라 외부 전문 기관을 통한 자체 검사도 마쳤다. 안정성 측면에서 꼼꼼한 검토를 거치기 때문에 저가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온라인 해외직구 상품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문 바이어는 강조했다. 스팀다리미 사용 중 초기 불량으로 확인될 경우 점포에서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고, AS 안내를 위한 유선 번호도 부착돼 있다.


[K자형 소비]④스팀다리미가 4980원?…대기업도 뛰어든 초저가PB 원본보기 아이콘

초저가 소형가전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전략이 주효하면서 5K 프라이스 스팀다리미는 도입 초기 물량의 80%가량을 판매했다. 5K 프라이스 전 품목도 양극화가 뚜렷한 'K자'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론칭 이후 7개월 동안 230여종이 2000만개 이상 팔리는 등 큰 관심을 얻고 있다. 해당 카테고리 상품들은 일반 브랜드 상품 대비 최대 70%까지 가격을 낮춰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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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스팀다리미뿐 아니라 드라이어(4980원)와 체지방계(4980원), 유선청소기(9980원), 달걀찜기(9980원) 등 초저가 소형 가전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문 바이어는 "해외 전시회나 글로벌 커머스 사이트를 참조하고, 제조사 제안 등을 통해 새로운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며 "이마트가 그동안 그로서리(식료품)를 중심으로 강점을 발휘했다면, 앞으로는 '가전도 믿고 사는 곳'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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