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변수에 원료 확보 '비상'
석화업계 셧다운 확산 우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원료 수급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납사(나프타) 확보에 차질이 이어지자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생산 축소에 나선 가운데 LG화학도 일부 설비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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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생산라인 운영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오다 이번 주 초 일부 공장의 가동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 사업장은 연간 120만t 규모의 1공장과 80만t 규모의 2공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가동 중단 대상은 2공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2공장은 비교적 최근 가동에 들어간 설비지만 1공장 대비 규모가 작은 만큼 전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수익성 악화를 넘어 원료 확보 자체가 어려워진 데 따른 대응이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 이후 납사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며 톤당 1100달러를 넘어섰고, 한 달 전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격보다 물량 확보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에서 국내까지 약 20일이 소요되는 공급 구조상 최근 들어 신규 물량 유입이 사실상 막히면서 재고 소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가동률을 손익분기점 이하로 낮추거나 정기보수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대응해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업체들은 거래처에 생산 차질 가능성을 사전에 알리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부터 내달 중순 사이를 주요 고비로 보고 있다. 추가 원료 확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형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가동 중단이 연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 업체가 최소 수준으로 공장을 운영 중"이라며 "중동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셧다운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제품 공급 차질은 플라스틱·합성수지 등 기초 소재를 사용하는 자동차, 전자, 포장 산업 등 전방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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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자원 안보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상향한 데 이어 납사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해 수급 관리에 들어갔으며, 업계와 협력해 대체 물량 확보와 긴급 수입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산 납사 도입 등 대체 수급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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