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우유 소비 역대급 '감소'…위기의 유업계, 돌파구가 없다
우유 소비가 급감하면서 유업체들의 매출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수익성 역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흰 우유 중심 소비는 여전히 감소 추세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발효유나 치즈 등 가공유 제품 증가가 흰 우유 감소를 일정 부분 보완하고 있지만, 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흰우유 소비 22.9㎏ '1980년 후 최저'
수입우유 무관세 확대…재고 늘어
매일유업 영업이익 감소
남양유업 '흑전'했지만 체력 약화
국내 우유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우유 소비가 급감하면서 유업체들의 매출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수익성 역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업체들은 '흰 우유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제품, 비유제품, 해외 시장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일유업 매일유업 close 증권정보 267980 KOSDAQ 현재가 34,900 전일대비 600 등락률 -1.69% 거래량 9,440 전일가 35,5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나를 '따르라'… 카페 시장 뒤집는 우유전쟁 스벅부터 빽다방까지 싹 쓸었다…조용한 우유 전쟁 '절대 1강'의 정체 당류 0g 편안한 소화…균형영양식 '메디웰' 은 지난해 매출 1조8435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7% 감소했다. 2023년 722억원, 2024년 703억원에서 지난해 600억원으로 줄었다.
매출 가운데 유가공 부문(우유, 분유, 발효유)은 약 1조977억원(59.5%), 커피·두유·곡물음료·건강·기능식 등 기타 부문은 약 7458억원(40.5%)을 차지했다. 전체 매출의 약 40%가 이미 비유가공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같은 기간 유가공 부문 영업이익은 약 396억원, 비유가공(기타) 부문은 약 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공 부문 비중은 2024년 79.4%(559억원)에서 지난해 66.0%로 낮아진 반면 비유가공 부문은 20.5%(144억원)에서 33.9%로 확대됐다. 매출 비중이 큰 유가공 부문이 여전히 이익을 책임지고 있지만, 원유 가격 상승과 소비 감소가 겹치며 수익성은 둔화하고 있다. 특히 원유 매입 비중이 전체 원재료의 약 68%에 달하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남양유업 남양유업 close 증권정보 003920 KOSPI 현재가 50,400 전일대비 900 등락률 -1.75% 거래량 10,268 전일가 51,3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5년 적자 끊은 남양유업, 1분기 매출·영업익 개선 한앤컴퍼니, 대통령 베트남 경제사절단 포함…PEF 업계 최초 나를 '따르라'… 카페 시장 뒤집는 우유전쟁 은 매출 감소가 뚜렷하다. 지난해 매출은 9141억원으로 2024년 9527억원 대비 줄었다.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2023년 715억원 적자, 2024년 98억원의 적자를 고려하면 '기초 체력 회복'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다.
이 같은 위기의 배경에는 우유 소비 감소가 자리 잡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2.9㎏으로 전년(25.3㎏)보다 9.5% 감소했다. 이는 흰 우유 소비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1980년대 후반 이후 최저치다. 흰 우유 소비량은 2021년 26.6㎏에서 2024년 25.3㎏으로 꾸준히 줄다가 지난해에는 감소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전체 우유 소비량은 425만t으로 전년(389만t)보다 늘었지만, 이는 발효유와 치즈 등을 포함한 수치다. 흰 우유 중심 소비는 여전히 감소 추세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발효유나 치즈 등 가공유 제품 증가가 흰 우유 감소를 일정 부분 보완하고 있지만, 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출산율 감소로 소비층이 줄어든 데다 단백질 음료·식물성 음료 등 대체재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전통적인 우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요 감소가 그대로 재고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통상 7000~8000t 수준이 적정 재고로 평가되지만 지난해에는 매달 1만t을 웃도는 수준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6월 기준 분유 재고량은 1만3001t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 매일유업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약 2349억원으로 전년(약 2057억원)보다 증가했다. 남양유업 역시 재고자산이 1567억원에서 1632억원으로 약 65억원(4.1%) 늘었다. 우유는 장기 보관이 어려운 신선식품이어서 남는 원유를 전지·탈지분유로 가공해 저장한다. 소비가 줄어들수록 분유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통 구조 역시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우유는 유가공업체를 거쳐 대리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유통망을 통해 판매된다. 유통기한이 짧아 매일 배송과 진열이 이뤄져야 하는 특성상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이 크다.
가격 경쟁력도 밀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멸균우유 수입량은 2019년 처음 1만t을 넘긴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5만1000t에 달했다.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이 길고 가격이 저렴해 카페·베이커리 등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수입 멸균우유는 국산 신선 우유의 약 60% 수준 가격에 판매된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수입 우유 '무관세 시대'까지 열리면서 압박이 더 커질 전망이다. 미국산 우유는 이미 관세가 철폐됐고, 오는 7월부터는 유럽산까지 무관세가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이 본격화할 경우 국내산 우유 수요가 수입 제품으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유업계는 생존을 위해 사업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일유업은 식물성 음료(어메이징 오트)와 단백질 제품(셀렉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단백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며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며 '국산 신선우유' 이미지를 앞세운 고급 제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도 확대하며 내수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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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우유를 얼마나 더 팔 수 있느냐가 아니라, 우유 없이 어떻게 살아남느냐의 문제"라며 "유업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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