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가동률 60%대로 뚝…4월 셧다운 시 비NCC도 못 버틴다
중동發 나트파 공급 차질…재고 3월 내 바닥 전망
NCC 가동률 60%대로 급락…일부 추가 감산 검토
원가부담·공급충격…NCC 넘어 다운스트림까지 확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나프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이 60%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원료 비축분이 바닥을 드러내는 다음달 국내 주요 NCC의 불가항력 선언이 잇따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비NCC(나프타분해시설 미보유) 기업도 위기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은 6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80~85% 수준이던 대산·여수 공장 가동률을 최근 70%까지 낮췄다. 여수 공장 정기보수도 2주 앞당겨 다음달 초 시작할 예정이다. 정기보수 기간 공장 가동을 멈추고 나프타 소모를 사실상 차단해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여천NCC도 가동률을 기존 80% 수준에서 65%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가동률 하락은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석유화학 공장은 24시간 가동을 전제로 설계돼 가동률이 낮아질수록 원가 부담이 급격히 상승한다. 특히 업스트림(upstream·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등 기초 유분을 생산) 기업들의 부담이 크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이미 수익성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황에서 원료 수급 불안까지 겹친 상황이다.
일부 기업은 상황이 악화할 경우 50% 중반대까지 추가 하향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가동률을 낮춰서라도 원료를 최대한 아껴 쓰는 상황"이라며 "재고를 길게 끌고 가기 위한 '버티기 운영'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나프타 재고를 활용해 생산을 이어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이번달을 넘기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이 3월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며 "4월부터는 재고가 바닥나는 순서대로 불가항력 선언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미 여천NCC는 불가항력을 선언했고,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도 일부 제품에 대해 불가항력 가능성을 고지한 상태다.
이 같은 충격은 금호석유화학·코오롱인더스트리 등 다운스트림(downstream·기초 유분을 다시 분해해 폴리에틸렌 등 정밀 화학제품을 생산) 기업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NCC에서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 원료를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한다.
코오롱 관계자는 "NCC 생산 물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오르고 결국 다운스트림도 원가 부담을 그대로 떠안게 된다"며 "시간차만 있을 뿐 영향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다운스트림 관계자도 "상대적으로 재고 여력이 있어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사태가 4주 이상 장기화할 경우에는 공급 루트 자체가 흔들려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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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 가능성이 변수로 떠오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이 재개될 경우 단기적으로 원료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운송 거리도 짧아 실제 NCC 가동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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