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올해 1월 29일 통과된 국가재정법 개정안으로 중기재정계획의 실효성을 높이고, 예비비와 세수추계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국가 재정에 대한 국회 통제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회 예산정책처 양성민 분석관은 5일 발표한 ‘국가재정법 개정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번 개정은 재정 편성 단계부터 집행, 세입 관리 전 과정에 걸쳐 국회의 재정 감시·견제 기능을 제도적으로 확대한 조치”라고 밝혔다.

핵심 변화는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성격 전환이다. 그동안 중기재정계획은 재정 목표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이행 수단이나 성과 평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개정법은 재정운용의 기본방향과 목표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고, 전년도 계획 대비 이행 실적을 의무적으로 첨부하도록 했다. 이는 재정 목표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되는지를 국회가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고서는 “중기재정계획이 명실상부한 재정 운용의 기준점으로 기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장기재정전망 제도도 유연해진다. 기존에는 5년 주기의 경직된 전망 체계로 인해 급격한 경제 여건 변화가 반영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개정법은 거시경제 변수나 재정제도 변경 등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수시로 장기재정전망을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채무가 2029년 1800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재정 위험을 조기에 인식하고 정책 대응 여지를 넓히는 장치라는 평가다.

그동안 ‘비상금’처럼 운용돼 왔던 예비비에 대해서도 통제 장치가 강화된다. 개정법은 예비비 사용 요건으로 예측 불가능성, 시급성, 불가피성, 집행 가능성을 법률에 명시하고,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예비비사용계획서에 해당 요건을 충족한다는 소명을 포함하도록 했다. 이는 예비비의 주관적·임의적 사용을 줄이고, 집행 단계에서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국회 결산 과정에서 예비비 관련 시정 요구가 매년 반복된 점이 입법 배경으로 작용했다.


세입 관리 부문에서는 세수 추계의 신뢰성 강화가 핵심이다. 대규모 초과세수와 세수 결손이 반복되면서 재정 운용의 예측 가능성이 훼손됐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정부는 매년 9월 해당 연도의 세입을 재추계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재추계 보고서에는 추계 방법과 근거, 본예산과의 차이, 세목별 오차 원인 분석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보고서는 “세입 예측 실패에 대한 정부의 설명 책임이 제도적으로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조세지출에 대한 통제도 강화된다. 국세감면율이 법정 한도를 초과할 경우, 정부는 그 내역과 사유를 예산안 첨부서류로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세출 예산과 달리 상대적으로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조세지출을 사실상 예산과 동일한 수준으로 감시하겠다는 취지다. 보고서는 이번 개정이 “확대된 재정 규모와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 대응해 국회의 재정 통제 기능을 제도적으로 강화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실효성은 정부의 성실한 이행과 국회의 지속적인 점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AD

양 분석관은 “확대된 국가재정 규모와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예산의 편성·집행·환류 전 과정에서 국회의 재정 통제·감시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구조 정립이 남은 과제”라며 “이번 개정된 국가재정법의 현장 이행에 대한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점검하는 한편, 확대된 재정 운용 여건에 상응하는 예산 심의 및 집행 통제 기능의 실질화에 관한 논의를 심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