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소설책]'상실의 기도' 外
상실의 기도
호주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샬럿 우드의 2024년 부커상 최종 후보작이 은행나무세계문학서로 출간됐다. 세상과 견고한 관계를 맺은 듯 보였던 한 여성이 자신의 삶의 방향을 바꾸어 호주 시골의 어느 수녀원에 정착하는 이야기로, 부커상 심사 당시 "심사위원들을 흥분시키고 스릴 넘치게 했으며, 하루빨리 독자들의 손에 들리기를 고대하게 하는 책"이란 호평을 받았다. 환경운동가로서 치열하게 살아온 한 중년 여성이 어느 날 문득 깊은 상실감과 회의에 빠져, 바쁜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외딴 수녀원에서 젊은 시절의 자유로움과 평온함을 되찾는 내용이 고통의 보편성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전한다. (샬럿 우드 지음 | 은행나무)
파사주
주인공 유림과 해수의 긴 여행기이자 성장소설이다. 불행했던 기억으로 점철된 벽돌집을 떠나, 갖은 곡절 끝에 바다에 이르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그린다. 다채로운 인물과 신비로운 장소를 경유하며 독창적인 로드무비 형식의 재미를 선사한다.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에서 자란 유림과 해수의 언어로 어른들의 이기심과 무자비함을 고발한다. 제목 '파사주'는 인생의 한 여정으로도, 또한 주어진 틀과 한계를 깨부수며,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길의 의미로도 읽힌다. 뭉근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작품이다.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사)
블랙 인페르노
한 인간, 여성, 어머니의 처절한 투쟁을 보여주는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다. 13년 전 떠난 캠핑에서 살해돼 절벽 아래로 유기된 아이가 살아 돌아오면서 소설은 전환점을 맞는다. 13년 전 아들을 잃었던 엄마에겐 이미 인공지능(AI)을 통해 구현된 이른바 '천국의 아이들'이 존재하는 상황. 아이는 열 살까지의 실제 기억과 데이터를 지닌 채 영원히 열 살로 존재한다. 거기에 13년 전 죽은 줄로 알았던 아들의 귀환은 여러 생각거리를 독자에게 제시한다. AI로 되살려 함께한 아들과, 13년 만에 재회한 아들...우리는 어느 쪽을 더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오성은 지음 | 와우포인트 퍼블리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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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미래
편혜영 작가의 짧은 소설 11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표제작 '어른의 미래' 속 인물들은 평범하고 고요한, 단조롭게까지 느껴지는 일상을 살아가지만 이내 무너지기 시작한다. 단단하다고 여겼던 지반이 실은 땅바닥에 움푹 팬 허방이란 사실이 밝혀지듯, 일상의 한 개의 줄에 의지해 간신히 지탱됐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평범한 일상과 긴밀하게 연결된 서스펜스의 묘미를 살린 작품들을 선보인다.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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