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보의 충원율 53%에 그쳐… "지역의료 공백 우려"
필요인원 1387명인데 편입인원 738명 불과
서명옥 의원 "농어촌 등 취약지 의료에 치명적"
정부가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필요 인력의 절반밖에 뽑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보의 부족으로 농어촌 및 지역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충원이 필요하다고 병무청에 요청한 공보의 인력은 1387명이지만 신규 입영자는 738명에 불과해 충원율이 53.2%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의정 갈등의 여파로 사직 전공의들이 대거 입대했지만, 수요보다 650명 가까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보의 충원율은 최근 수년간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20년 공보의 필요인원 대비 편입인원 비율은 89.4%였으나 이후 2021년 87.4%, 2022년 78.2%, 2023년 74.6%, 2024년 53.0%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공보의는 의료 취약지역의 보건지소 등에서 근무하며 지역 의료의 마지막 보루와 같은 역할을 한다. 보건지소는 시·군·구 단위에서 볼 수 있는 보건소보다 작은 규모의 읍·면 지역에 설치된다. 열악한 생활 환경 등으로 자원해 오는 의사가 없어 보건지소 근무는 대부분이 공보의가 맡고 있다.
공보의 충원이 어려워지면서 보건지소도 정상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복지부의 '보건소 및 보건지소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보건지소는 1337곳이지만 이곳에 근무하는 의사는 773명에 그쳤다. 보건지소 227곳에는 의사가 한명도 배치되지 않았다.
보건지소 근무 의사들이 순회진료를 하는 보건진료소 역시 1895곳에 달한다. 보건지소 근무 의사 1명당 3~4곳의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를 돌며 담당해야 하는 꼴이다. 지난해 기준 광역시가 아닌 보건지소 668곳 중 37곳은 올해 진료를 중단했고, 주 1회 이하로 진료일 수를 줄인 곳도 122곳에 달하는 등 곳곳에서 파행이 일고 있다.
이처럼 공보의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은 공보의 대신 현역병으로 입대하는 의과대학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병역제도에 따르면, 의대를 졸업하고 수련 과정에 들어간 남성 전공의(병역의무자)는 의무사관후보생으로 편입돼 수련을 마친 뒤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복무해야 한다. 수련을 시작한 순간부터 전공의들은 일반병 입대나 군의관 또는 공보의를 선택해 복무할 수 없고, 일반병 입대도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의대생이 재학 중 일반 현역병 입대를 선택하고 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공보의협)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의대생 2430명이 현역으로 입대한 것으로 집계됐다. 1537명이 현역 입대한 지난해의 약 1.6배에 달하는 규모다.
의대생들이 공보의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2배 이상 긴 복무기간 때문이다. 18개월인 육군 현역병과 달리 공보의는 37~38개월 장기 복무를 해야 한다. 지역 보건지소에 배치되는 공보의가 받는 월급은 세후 240만~250만원으로, 최대 205만원을 받는 병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보의 숫자가 2014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며 개개인의 업무량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서명옥 의원은 "공보의 확보가 불가능해지면 농어촌 등 취약지 의료에 치명적인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공보의와 일반병의 형평성 개선 등 근본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