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생명과학과 전창덕 교수, 서원창 박사과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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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생명과학과 전창덕 교수 연구팀이 T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미세융모의 형성과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Cdc42)의 역할을 규명하고, 새로운 면역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T세포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 외부 병원체(항원)를 인식해 방어하는 면역계의 핵심 세포다. 특히, T세포 표면을 촘촘히 덮고 있는 미세융모는 병원체의 흔적을 감지하고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T세포의 미세융모가 단순히 외부 신호(항원)를 탐지하는 수동적 역할만 하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융모가 항원 인식, 면역 시냅스 형성, 면역 신호 증폭 및 전달까지 담당하는 능동적 '면역 안테나'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분자 수준에서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T세포가 항원제시세포(APC)와 접촉한 후에도, 일부 미세융모가 T세포에서 떨어져 나가 APC 표면에 남아 신호를 지속해서 전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마치 정보를 저장한 'USB 메모리'처럼, 미세융모가 일시적 접촉 이후에도 면역 반응을 장기적으로 유지시키는 새로운 경로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이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미세융모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기전으로 조절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세포 골격을 조절하는 GTPase 단백질 'Cdc42'에 주목했다. 면역세포가 흉선(thymus)이라는 작은 기관에서 분화·성숙하는 과정에서, 마치 촉수처럼 작동하는 T세포의 감각 돌기인 미세융모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전체 면역 반응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실제로 T세포가 흉선에서 성숙하는 '이중양성(DP)' 단계에서 Cdc42 유전자의 발현이 줄어들면, 미세융모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길이가 짧아지고 개수도 현저히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Cdc42 조건부 결손 마우스 T세포의 미세융모 및 TCR 마이크로클러스터 관찰.

Cdc42 조건부 결손 마우스 T세포의 미세융모 및 TCR 마이크로클러스터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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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Cdc42 단백질의 역할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Cdc42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제거한 유전자 변형 마우스 모델과 Cdc42 단백질만을 표적으로 억제하는 저해제(CASIN)를 투여한 마우스 모델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Cdc42가 결핍된 T세포에서는 미세융모의 길이와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항원을 인식하는 데 필수적인 T세포 수용체(TCR) 마이크로클러스터와 면역 시냅스 형성에도 이상이 나타났다.


결국 T세포는 외부 항원을 효과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면역 반응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는 곧 Cdc42가 T세포 미세융모의 형성과 안정적인 면역 기능 수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분자 수준에서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Cdc42가 결핍된 T세포는 마치 더듬이를 잃은 곤충처럼 외부 신호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 면역 반응의 방향성과 정밀성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전자현미경, 공초점 현미경, 전반사 및 다광자 형광현미경 등 첨단 고해상도 이미징 기술을 통해 수행됐다. 이를 통해 미세융모의 극미세 구조 변화와 면역 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입체적이고 다각도로 관찰해, T세포 구조와 기능을 연결 짓는 새로운 분자면역학적 해석을 제시했다.


이번 성과는 T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아우르는 면역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연구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자가면역질환, 감염병, 암 등 다양한 면역 관련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면역치료제 개발의 가능성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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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T세포 미세융모의 형성과 기능 조절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구체적으로 규명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미세융모에서 유래한 '면역시냅토좀'을 활용한 차세대 면역 항암제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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