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인터뷰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 평가 방식 고민"
"현장이 제1좌표… 성과 또한 현장에서 나와"
개헌 연구용역… "유의미한 대안 마련해 제안"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학생들이 문해력, 수리력에 이어 디지털 역량까지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조례를 만든 서울시의회가 이번에는 디지털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다. 학교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학습을 늘리고, 학생들도 스스로 학습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만난 최호정 의장은 "디지털 역량도 이제는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이 됐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최 의장은 최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에게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디지털 역량 확보는 AI 시대에 거부할 수 없는 교육 방향"이라며 "교육청에서 (디지털 역량을) 테스트하는 방법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최 의장이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을 싣는 건 AI붐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사교육 시장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기도 하다. AI 활용 범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공교육 체제에 디지털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결국 학원에 줄을 서 사교육비 부담은 물론 소득, 지역에 따라 교육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민 삶의 변화를 위한 과정에 주목해왔고, 앞으로도 시의회가 무엇을 하는 곳이고 왜 필요한 곳인지 계속 전하겠다고 했다.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위한 의회의 역할도 주목된다. 최근 선제적으로 '제10차 개헌 시 지방자치에 관한 개헌 방향'에 대한 연구용역을 지시했다. 최 의장은 "개헌에 대비해 지방자치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지방의회 차원의 유의미한 대안을 마련해 때가 되면 구체적 제안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용준 기자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용준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AI 등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평가를 언급했다. AI 교과서 문제와 얽히지 않겠나.

▲시의회는 시의회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학생들이 디지털에, AI에 너무 빨리 노출된다고 우려하지 말자. 학생들이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고 선생님들도 알아야 한다. 교육이 늦어지면 결국 학원을 찾는 구조가 잡힐 것이다. 세상은 거부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 공개가 여전히 논란이다. 학교 서열화와 특정 학교 낙인 우려도 있다.

▲제대로 된 진단과 평가가 있어야 처방도 할 수 있다. 기초학력 진단결과가 투명하게 밝혀질 때 학력 미달 학생이 많은 지역에는 더 많은 교육적 투자를 할 수 있고, 교사들에게는 열심히 가르칠 유인이 생긴다. 무조건 공개를 막을 것이 아니라 서열화 등의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안을 모색하는 게 올바른 공교육의 책임이다. 정근식 교육감과도 조례 취지에 대해 충분히 얘기를 나눴다. 기초학력 증진이 공교육의 의무라는 점에도 공감대를 확인한 만큼 제대로 된 협력과 실천이 이뤄지리라 기대한다.


-올해 '현장민원담당관'을 신설했다. 효과가 있나.

▲시민들 입장에서는 막막하고 답답할 때 기댈 곳이 한 곳 더 생겼다. 민원 처리가 훨씬 더 신속해지고 확실해졌다. 조사관이 직접 현장에 가서 상황을 파악한 후 집행기관과 협의해 처리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2주 내 결과를 회신하고 있다. 이달에는 '현장민원과'로 부서 명칭을 바꾸고 자문기능을 확충하는 등 업그레이드했다.


-시의회 68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 1년을 보냈다.

▲1년 전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다짐한 건 서울시의회를 성공한 의회, 일 잘하는 의회로 만들겠다는 거였다. 지난 1년 시민이 부름이 있는 곳엔 열일 마다하지 않고 찾아갔다. 소방관 급식 부실 얘기를 듣고, 직접 가서 먹어보고 개선책을 찾았다. 신촌 '묻지마 범죄' 현장에서는 빛공해를 우려하는 주민 의견을 들은 후 빛공해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골목길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벽 부착 조명 확충 예산을 확보했다. 복지 사각지대 놓인 지구대 경찰의 근무환경을 살펴서 의회가 서울시를 설득해 복지포인트를 늘렸다. 남은 임기 1년도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 다가가 시민 뜻에 응답하는 현장의회가 되도록 하겠다.


-대관람차, 수상호텔 등 서울시가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물론이고 10년, 20년 후까지 시민 삶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한 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만큼 제가 서울시에 누누이 당부하는 것이 서두르지 말라는 거다. 특히 서울의 미래에 꼭 필요한 개발 프로젝트일수록 의무는 아니더라도 대외 발표 전 의회와의 사전 협의 절차를 거쳐 완결성을 갖춘 정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수 차례 밝히고 있다. 의회가 가진 견제와 감시 기능을 적극 활용하겠다. 명분만으로 시민 세금과 국고가 낭비되거나 시민 실망하는 일 없도록 하겠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 예산은 삭감, 조정해 제동을 가하겠다.


-급격히 변화하는 서울에서, 앞으로 가장 필요한 것을 꼽는다면.

▲일자리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어르신들이 너무 빨리 일을 그만둔다. 이들이 사회에서 좀 더 활동하며 기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자영업자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보내면서 이들이 예전처럼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AI 상용화로 일자리들이 더 없어질 수도 있고 주 4.5일 근무가 도입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를 확보해 놓는 게 중요하다.

AD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에 예산 부담을 떠넘겼다.

▲정부가 지자체와 일체의 사전 협의 없이 전체 예산의 25%를 시·구비로 부담하라는 통보가 내려졌다. 지자체는 지방채 등 빚을 내서 소비쿠폰 예산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에만 25%라는 과도한 부담을 지운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다. 서울은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이유로 보통교부세 대상에서도 배제되는 등 재정적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 기초지자체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통령이 지자체장을 하신 분이라 누구보다 지자체 사정을 잘 알 것이다.


-실질적 지방분권으로 가기 위한 길은 아직도 먼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지방분권형 개헌론이 화두가 되기는 했다.

▲대선이 끝난 지금도 지방분권형 개헌은 여전히 유효한 화두다. 87년 헌법이 수명을 다한 지금이야말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방분권형 개헌의 시간이기도 하다. 지자체와 지방의회의 독립된 자치권을 헌법에 명문화해야 시민 요구와 시대 변화에 발맞춘 지역별 발전 전략을 마련할 수 있고 나아가 고질적 문제인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 또한 막을 수 있다. 이에 우리 서울시의회가 선제적으로 관련 연구에 착수했다. 지방의회 차원의 헌법 개정에 대해 유의미한 대안을 마련해 헌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 되는대로 구체적 제안을 할 생각이다. 자치 재정권, 자치 입법권 등 당장 시급한 과제에서부터 변화의 길을 넓혀가야 한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