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전 급증하던 영업이익, 1분기 72% 급감
증권신고서 실적 추정치와도 괴리…주가 급락
우양에이치씨 가 지난 3월 상장한 후 첫 실적 발표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해까지 급성장하던 실적이 상장 직후 대폭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상장 전후 실적 흐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양에이치씨는 올 1분기 매출액 300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5%, 72.8% 감소한 실적이다.
우양에이치씨는 오일 및 가스 기반 핵심 플랜트 설비를 제공하는 '화공 플랜트 사업'과 발전소용 고효율 주변보조시스템(BOP) 설비를 제공하는 '에너지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3월28일 KB제26호스팩과 합병하며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지난해 3분기까지의 실적을 공개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기준 매출액 1467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최근 2년간 우양에이치씨의 실적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 5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3년 252억원으로 384.6% 뛰었고,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도 2023년 전체 영업이익을 30%가량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2022년 4%, 2023년 13%, 지난해 3분기 22%로 급성장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실적은 지난해 4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코스닥 상장 이틀 전에 공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1832억원, 영업이익 31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높은 이익을 내다 4분기에 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지난 2월5일 마지막으로 정정한 증권신고서에서 추정한 수치와도 차이가 있는 실적이다. 우양에이치씨는 회사의 수익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2024년 전체 영업이익 337억원을 추정치로 제시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추정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적자를 낸 것이다.
이후 올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시장에서는 상장 전후 실적 차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실적을 분석해 보면 매출액은 2023년 대비 8.4%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매출원가 감소 폭이 매출 감소 폭보다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우양에이치씨의 매출원가는 1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줄었다.
매출원가 중 가장 많이 줄어든 항목은 '비용으로 인식한 재고자산'이다. 우양에이치씨는 지난해 549억원의 재고자산을 매출원가로 인식했다. 2023년 824억원보다 33.3% 감소했다. 매출 감소 폭보다 4배가량 더 큰 비율이다. 2022년 매출액 1207억원을 기록했을 때도 매출원가로 인식된 재고자산이 555억원이었는데, 매출액 1832억원을 기록한 지난해에 그보다 적은 비용을 인식한 것이다.
이에 우양에이치씨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91%에 달해 환율 상승 효과가 반영된 측면도 있고, 고부가 기기 매출이 늘어 재고를 적게 사용하면서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올 1분기에는 지난해 미국 대선 영향 등으로 수주가 지연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우양에이치씨의 주가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급락한 바 있다. 지난 14일 1만9400원이던 주가는 전날 기준 1만4290원으로 마감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