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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수습됐지만~"더 복잡해진 금호타이어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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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 2공장 피해 규모 60% 이상
설비 복구보단 공장이전 가능성 제기
이전시 1조2천억 비용 마련 어려워
부지 매입·용도변경 등 숙제 산적
빛그린산단 부지 계약금 1천억 남아
더블스타 투자 외에 출구전략 없어
금타 측 "주민 피해 보상이 우선"

지난 17일 오전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인해 인근 도로 등에 검은 연기가 가득 차면서 차량들이 서행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지난 17일 오전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인해 인근 도로 등에 검은 연기가 가득 차면서 차량들이 서행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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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불이 사흘여만에 진화됐지만, 금호타이어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지역선 생산라인 전반에 큰 피해를 본 만큼, 공장 이전을 서둘러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곤 있지만, 물리적으로 당장 결정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더욱이 화재 이후 밀어닥치고 있는 근로자 처우 문제, 주민 피해보상 등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소방 당국은 20일 오전 11시 50분을 기해 이번 화재 진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오전 7시 11분 화재 사고가 발생한 이후 무려 76시간 39분 만이다.

화재는 진압됐지만, 금호타이어 내부는 어수선하다. 당장 사고원인 조사 및 생산시설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을 서둘러 수립해야 해서다. 소방서 추산으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전체 2개 구획 중 2공장(정련 공정)의 약 50~60%를 잃는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60%의 의미가 나머지 40%의 생산시설을 온전히 보존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 금호타이어 관계자 설명이다. 상황을 살펴봐야 하겠지만 경우에 따라선 생산 시설 전부를 들어내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화재피해가 집중된 2공장은 타이어는 타이어 원료인 생고무에 여러 가지 화학 약품을 첨가해 혼합하는 '정련 작업'을 주로 하는 곳이다. 타이어는 크게 정련 과정으로 거쳐, 압출 및 압연 등을 통해 반제품을 만들고, 이어 성형, 가류, 검사 등 단계를 거쳐 최종 출하한다. 타이어 생산 첫 단계인 정련 공정을 하는 곳으로 주요 핵심 생산라인으로 보면 된다.

금호타이어는 한국과 중국, 미국, 베트남 등 국내외에 8개 타이어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광주공장은 하루 3만3,000본, 연간 1,200만 본의 타이어를 생산해 왔다. 국내 생산(연 2700만 개)의 44%에 달하는 물량이다. 매출액으로 환산할 경우 하루평균 27억원, 1년엔 약 9,504억에 달한다. 만약 2공장 시설이 전부 사용 불가로 판명 나고, 수개월에서 1년여 가까이 생산이 멈춘다고 가정하면 이 매출액은 고스란히 피해 금액으로 전환된다.


이에 일각에선 그동안 미뤄왔던 금호타이어 공장 이전을 추진해야 할 적기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어차피 공장을 이전할 거라면 굳이 생산시설을 현 공장에 새로 복구할 필요성이 있냐는 것이다.


이미 금호타이어 측은 지난해 10월 함평 빛그린국가산업단지 2단계 사업구역 내 토지 50만㎡(15만1,250평)를 1,160억 8,417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체결한 만큼, 의지만 있으면 이전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금호타이어 내부에선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장 이전을 추진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이전에 들어가는 비용은 대략 1조 2천억여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개발수립 용역 자료 등을 기초한 것일 뿐 공장 특성상 그 이상이 들어갈 수도 있다. 당초 금호타이어 측은 현 공장 부지를 매각한 후 발생하는 매매대금(지난 2022년 용역 당시 검증 금액 기준 1조 4천억여원)을 공장 이전 사업비에 충당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불황 여파로 건설경기 및 개발사업이 바닥을 치면서, 협상테이블에 앉을 만한 소위 큰손 찾기가 어려워졌다. 더군다나 매매를 위해선 현 공장부지에 대한 용도변경 등 행정적 절차도 추진해야 하는데, 이 마저도 당장 몇개월 안에 성사시키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함평빛그린국가단지 부지 계약금(전체 금액 대비 10%만 선지급)의 남은 약 1,000억여원을 완불하고 곧바로 시설설비에 나서는 방법도 있지만, 당장 투입할 현금이 넉넉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금호타이어 측은 공장 이전에 소요되는 최대 기간을 약 3년여로 보고 있다.


1년에 최대 1조 가까운 매출을 기록 중인 상황에서 3년간 생산라인을 중단할 경우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당장의 공장 이전을 결정하기는 쉽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이번 화재로 인해 발생한 '주민피해 보상 문제',' 2.200여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의 고용문제' 등 풀어야 할 난제들도 만만치 않다.


물론 출구전략 차원에서 금호타이어 주인격인 더블스타가 의지를 갖고 화끈한 자금지원을 해준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그동안 금호타이어 독자 경영을 유지해 온 전례를 비춰봤을 때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 사고로 확보될 보험 등으로 어느 정도 이전 비용을 충당할 수 있지 않냐는 말도 나온다.


금호타이어 측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 손해보험 등 6개 보험사와 관련 계약을 맺고 있는데, 최대 보상한도가 약 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향후 사고 원인조사 결과 및 자기 과실 여부에 따른 보상금 책정 과정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겠지만, 보험업계에선 금호타이어가 60~70% 이상을 확보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금호타이어 입장에선 궁극적으로 공장 이전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현시점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이번 화재로 인해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했다"며 "현시점에선 사고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공장 주변 주민들의 건강과 보상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공장 이전 문제는 우리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황을 좀 더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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