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주가 7만원선 회복...올들어 40% 상승
체질 개선·해외사업 성장에 수익성 회복
증권사들 목표가 줄줄이 상향 조정
롯데쇼핑이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회복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가 7만원 회복…증권사 눈높이도 상향중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주가 7만원선을 회복했다. 7만원선 회복은 1년 만이다. 지난 12일에는 장중 7만7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들어 주가는 40%가량 상승했다.
시장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기존 7만4000원에서 8만5000원으로 올렸고 NH투자증권은 기존 8만원에서 9만원으로 높였다. 신영증권은 7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유안타증권은 7만원에서 8만8000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8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은 7만7000원에서 8만5000원으로, 키움증권은 7만7000원에서 9만원으로, 대신증권은 8만원에서 9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소비 환경하에서도 구조조정을 통한 내실 다지기가 올해 비용 절감으로 표현된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6% 상향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5% 올렸다"고 설명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경기 하강 국면에서 복합 유통기업으로서 손익의 가시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하고 그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오히려 실적 가시성이 크게 개선돼 밸류에이션에 대한 신뢰뿐 아니라 현저히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지표의 리레이팅(재평가) 가능성이 커진 점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된 것은 롯데쇼핑의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14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웃돈 수치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317억원이었다.
사업 부문별로 백화점 매출은 8063억원으로 1.1% 감소했다. 지난해 마산점 폐점 등이 반영됐다. 본점과 잠실점 등 주요 점포의 리뉴얼 효과와 팝업스토어 운영에 힘입어 국내 기존 점포 매출은 1% 늘었다.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은 비용 효율화 덕에 44.3% 증가한 1300억원을 기록했다. 마트는 매출이 1조4873억원으로 0.3% 늘었고 영업이익은 281억원으로 34.8% 감소했다. 슈퍼의 매출은 3052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각각 7.2%, 73.3% 줄었다. 마트와 슈퍼는 소비 침체의 여파를 가장 크게 받은 사업부로 꼽힌다. 여기에 'e그로서리'(온라인 식료품 사업) 이관에 따른 손실(-109억원)과 통상임금 관련 비용도 들었다.
1분기 실적에서 돋보이는 점은 해외 사업 성장이었다. 지난 2023년 9월 전면 개장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매출이 21.9% 늘고 영업이익이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는 등 해외 점포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나타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백화점 매출은 같은 기간 2.7% 증가했다. 해외 백화점 사업 전체로도 매출이 6.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흑자를 달성했다. 마트 사업부도 베트남 시장에서 매출을 끌어올리며 해외 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해외 부문의 매출액은 4689억원,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각각 9.5%, 20.6% 늘었다. 베트남 시장의 영업이익은 126억원을 기록했고 인도네시아는 88억원을 기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1분기 매출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 영업이익은 12.5% 상회했다"면서 "감가상각비 절감 효과와 예상보다 양호했던 해외 사업 덕분으로, 1분기에 베트남 웨스트레이크는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해외 할인점 또한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실적과 주가 호조 지속 전망
양호한 실적과 주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이후 내수 부양 등의 정책에 힘입어 산업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해외 사업 호조 속에 연결 자회사들의 체질 개선 노력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일 롯데그룹과 중앙그룹은 영화 사업 관련 계열사인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롯데컬처웍스의 지분 86.37%를 보유하고 있다.
컬처웍스는 1분기에 매출액이 8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 감소했고 영업손실 10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 국내 대형 작품 부재로 인한 관람객 감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 홈쇼핑 등 주요 자회사들의 손익이 대부분 개선됐으나 컬처웍스가 흥행작품 부재에 따라 적자 전환된 점이 아쉽다"면서 "다만 지난 8일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이 합병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합병 완료 시 롯데컬처웍스 관련 손익은 롯데쇼핑의 연결 실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컬처웍스가 적자 자회사는 아니지만 실적 변동성을 야기했던 만큼 연결 편출 시 실적 안정성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2분기부터 모멘텀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낮은 기저 구간 진입 및 유동성 확대로 내수 소비 반등이 기대되고 외국인 소비 유입 확대가 예상되면서 2분기부터 백화점 모멘텀이 확대될 것"이라며 "고정비 감소로 백화점 증익이 지속되고 그로서리는 통합 매입 효과 마무리로 증익의 모멘텀이 약화되는 구간이었으나 홈플러스 영업력 하락과 이에 따른 시장점유율 확대가 2분기부터 본격화되며 다시 모멘텀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주 연구원은 "1분기보다 2분기와 4분기의 소매산업 기저가 낮기 때문에 올해 남은 분기 롯데쇼핑의 국내 사업 실적은 1분기보다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 우호적인 산업환경으로 유통 섹터로 우호적인 수급이 유입되고 있다"면서 "동시에 해외사업의 좋은 성과가 부각되면서 롯데쇼핑의 주가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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