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ㆍ홈플러스 사태 등 법조 화제로 부상
300억달러(약 43조5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면서 수많은 기업의 인수·매각을 주도해 온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 MBK파트너스(MBK)가 금융권과 재계를 넘어 법조계에서도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고려아연과 벌이는 경영권 분쟁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한 데 이어 이른바 ‘홈플러스 사태’를 일으키며 법조계에서도 단숨에 화제로 떠오른 것이다.
영풍과 합세해 벌이는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은 법정 싸움으로 옮겨 갔다. 분쟁 과정에서 양측은 금융 당국에 진정을 넣는 등 고소·고발전을 벌였다. 2024년 12월, 고려아연 측은 MBK가 과거 신규 투자 검토 목적으로 미공개 컨설팅 자료를 받은 뒤 비밀유지계약을 어기고 경영권 분쟁에 이용했다며 금감원에 진정을 넣었다. 고려아연이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이차전지·친환경·재활용 사업 관련 미공개 컨설팅 정보를 MBK파트너스 스페셜시튜에이션스(SS)에 넘겼는데, MBK 측이 이후 이 자료를 적대적 M&A에 이용했다는 것이 골자다.
고려아연은 MBK·영풍 연합 측이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 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고, 심문기일에는 오히려 고려아연 지분을 저가에 매수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가 있다며 진정을 넣기도 했다. 금융 당국은 이 사건들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하지는 않았지만, MBK·영풍과 관련해 추가 수사가 필요한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현재 법원에서 진행 중인 본안 사건으로는 MBK·영풍 연합 측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무효 소송과 주주대표 소송이 있다. 신청 사건 중에는 MBK·영풍 연합 측이 제기한 임시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이 있다. 3월7일 서울중앙지법은 1월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된 안건 중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이사회 이사 수 19인 상한 설정, 이사 7인 선임 등에 대한 효력을 정지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에 불복, 항고했다. 3월28일로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임시 주총에서 다뤄진 의안이 상정돼 있다. 정기 주총 결과에 따라 법정 다툼이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신청 11시간 만에 회생개시 결정을 내렸다. MBK는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다.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해야 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나빴던 홈플러스가 회생 신청 직전까지 단기 채권을 발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MBK 책임론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 회생 신청 관련한 의혹과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3일 CP 인수 증권사인 신영증권과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에 대한 현장 검사에 나섰다. 금감원 조사의 쟁점은 MBK와 증권사가 어음·채권을 팔면서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회생신청 계획을 미리 세웠는지 등이다.
2월28일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한 단계 하향했다. 신용평가사는 2월25일 신용등급 하락 예정 사실을 1차로 통보하고, 다음 날인 26일 홈플러스는 재심을 요청했다. 신용등급 하락 예정 사실을 통보받은 25일 홈플러스는 ABSTB를 발행했다. 홈플러스 측은 "ABSTB 발행 건은 24일 승인·약정이 완료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ABSTB를 판매한 신영증권 측은 홈플러스가 부실 채권을 떠넘겼다며 형사 고발을 예고했다. 금감원 조사가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까지 들여다보는 특별검사로 확대될 여지도 있다.
MBK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선상에도 올라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MBK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것. 국세청은 MBK가 벌인 인수·합병, 매각 등의 여러 거래를 조사 대상에 놓고 전반의 자금 흐름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과 금감원 등 사정 당국은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MBK에 대한 사정을 절제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로 소상공인과 개인투자자로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자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는 기류로 돌아섰다고 한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사정기관들이 경영권 분쟁이 정리되면 한 번에 보자는 분위기였는데, 홈플러스 사태로 그럴 수 없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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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경·한수현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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