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피아니스트 후지타 마오 첫 내한 독주회
2019차이콥스키 콩쿠르 준우승 뒤 갈라공연
"韓관객들 음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열정적"
"스크랴빈은 작곡가 중 쇼팽을 가장 좋아했고 쇼팽의 음악에 깊이 몰두했다. 스크랴빈이 쇼팽처럼 24개의 전주곡을 작곡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두 작곡가의 24개 전주곡을 연주하는 이번 공연은 음색, 화성, 곡의 전개 방식 등 다양한 측면을 비교하며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울 것이다."
일본 피아니스트 후지타 마오는 오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자신의 첫 내한 독주회를 앞두고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연기획사 마스터미디어가 기획한 '더 그레이트 피아니스트 시리즈'의 첫 연주자로 무대에 오른다. 후지타는 1부 공연에서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드르 스크랴빈(1872~1915)의 24개 전주곡과 환상곡을 들려주고, 2부에서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의 24개 전주곡을 연주한다.
그는 "1830년대에 작곡한 쇼팽과 1890년대에 작곡한 스크랴빈의 작품은 음악사적으로도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낭만주의 시대 약 50~60년 사이에 사용하는 화성과 음악적 형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후지타는 1998년 도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친형을 따라 피아노를 배웠다. 도쿄음악대학부속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두각을 나타내며 스위스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 지나 바카우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잇달아 우승했다. 2019년에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한 뒤 갈라 콘서트에 참여하며 한국에서 첫 연주를 선보였다. 2023년에는 셰몬 비치코프가 지휘하는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 때 협연자로 무대에 섰다. 후지타는 당시 한국 관객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한국 관객들이 굉장히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음 하나 하나에도 귀를 기울인다고 느꼈다. 동시에 매우 열정적이고 활발한 관객이라는 인상도 받았다. 첫 내한 독주회로 한국 관객분들 앞에 설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
후지타는 한국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고 했다.
"한국에는 훌륭한 연주자들이 많다. 그들이 어떤 문화 속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 한국의 교육은 어떤지 항상 궁금했다"
그는 한국 연주자들도 많이 안다며 특히 조성진을 언급했다. "조성진 피아니스트를 잘 알고 지내는 편이다. 최근 발매한 라벨 앨범도 훌륭하고 특히 쇼팽 음악을 정말 훌륭하게 연주하는 음악가라고 생각한다."
후지타는 2021년 소니 클래식과 독점 계약을 맺으며 화제를 모았다. 일본 피아니스트 최초였다. 앞서 소니 클래식과 독점 계약을 맺은 일본 연주자 고토 미도리와 다이신 카시모토는 모두 바이올리니스트였다.
후지타가 소니 클래식으로 2022년에 발매한 데뷔 앨범도 화제였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8곡 전곡을 CD 다섯 장에 담았기 때문이다. 그의 2021년 스위스 베르비에 축제 연주도 주목받았다. 약 2주에 걸친 여섯 차례 연주를 통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8곡 전곡과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연주했기 때문이다. 이후 후지타는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명성을 얻었다.
후지타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가 모차르트라고 강조했다.
"오케스트라와 협주할 때 절반 이상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하는 것 같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모차르트라는 나만의 확실한 강점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모차르트가 무려 27개의 다양한 협주곡을 남긴 점에서 아주 다행이다. 매년 새로운 협주곡을 공부하고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지타는 향후 모차르트뿐 아니라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탐구하고 연주할 계획이다.
"2026~2027시즌에는 브람스, 멘델스존, 베토벤, 알반 베르크와 같은 오스트리아·독일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바그너도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 그 다음에는 프랑스 작곡가 작품을 준비할 계획이다. 드뷔시, 라벨, 프랑크 등의 작품들을 다루려 한다."
후지타는 "앞으로도 연주해야 할 작품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 늘 너무 즐겁다"며 "먼 훗날 만약 제가 더 이상 공연을 할 수 없는 날이 오더라도 제 음악을 위해 계속해서 연습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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