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한정 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측 초청에 따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특사)로 한 부주석이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확인했다. 한 부주석은 앞서 찰스 영국 국왕 대관식에 중국을 대표해 참석하는 등 외교·의전 부문에서 시 주석 보좌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외교부는 "미국의 새 정부와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며 "두 나라가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이 시 주석에게 취임식 초청장을 보냈다고 확인하면서 누가 참석할지에 눈길이 쏠렸다. 중국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일이 전례가 없는 만큼 한 부주석이나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외교장관) 등 고위급 특사가 워싱턴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랐었다.
중국측의 이번 특사 파견이 미중 관계에서 일종의 화해 물꼬를 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60% 고율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베이징 인민대 국제관계학과의 디아오다밍 교수는 홍콩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관세 다음 단계를 위한 좋은 출발점을 마련하며 중미 추가 상호작용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최근 몇주간 중국이 차기 행정부에 대해 쏟아내는 톤 역시 몇가지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고 주목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미국과의 관세, 기술 전쟁에서 "승자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대화를 유지하고 싶다"고 여지를 남겼다. 호전적인 말로 상대를 위압하는 '전랑외교' 대신 상대적으로 유화적 메시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인민일보 역시 이번주 중국과 미국의 협력이라는 케이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차기 미 행정부에 메시지를 보냈다.
통상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는 외국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아 왔다. 대신 미국 의원들과 외국 대사들이 주로 참석한다. 한국에서는 여야 의원들, 홍준표 대구시장, 조현동 주미대사 등이 참석자에 이름을 올렸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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