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troll·관심 끌려고 일부러 시비 거는 사람)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본인을 "무능한 멍청이"라고 조롱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머스크)는 유럽 대륙의 민주적 절차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시비비]선 넘는 머스크, 'MAGA'의 한 계획이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요나스 가르 스토어 노르웨이 총리도 “SNS에 상당한 접근 권한과 막대한 경제적 자원을 가진 사람이 다른 나라의 내정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사람들은 피해자에 관심이 없다"며 머스크를 비판했다.


세계 최고 부호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인 머스크가 공공의 적이 됐다. 이유는 그가 타국에 내정간섭 수준의 훈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 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최대한 활용해 각국 정부를 비난한다. 독일 극우정당에 대한 지지 인터뷰나 기고문에 이어 수감 중인 영국 극우 운동가의 석방도 촉구했다. 또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성폭행 범죄자의 91%가 외국인이고, 17%가 이민자라는 기사를 올려 스페인 정부를 발칵 뒤집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일론이 아주 잘하고 있다"면서 머스크의 편을 들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반발이 이어지지만, 정작 유럽연합(EU)은 정치간섭 논란에 함구하고 있다.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고 실세가 된 점을 의식해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머스크는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 그가 예전부터 괴짜라고 불리긴 했으나 단순히 세계 최고 부호의 '관종' 짓이라기엔 석연치 않다. CNN은 머스크가 트럼프 용인 아래 외국 정치판에 자유롭게 왈가왈부할 수 있는 건 이들이 앞세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비뚤어진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주장하거나, 또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 소유를 위해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 트럼프와 맥을 같이 한다. 머스크도 "그린란드 사람들이 미국의 일부가 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를 지지했다.

물론, 머스크 본인의 사업에 더욱 이익이 되길 바라는 사적 욕심도 존재한다. ‘더 효율적인 정부’를 내세운 것도 표면적으로는 예산 효율화로 보일 수 있으나, 기업에 불리한 규제 기관의 기능을 약화시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머스크는 테슬라, 스페이스X, 뉴럴링크 등 6개 사업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당국의 각종 규제 속에 사업 속도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그가 트럼프를 지지하게 된 결정적 이유로 꼽힌다. 또 머스크의 사업이 미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에 유럽에서도 규제 완화, 기업 세금 인하 등 보다 친기업적인 정책을 펼치는 우파 정부가 그의 사업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AD

최근에는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마저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 과정에서 머스크를 '브로커'로 활용하거나 아예 머스크에 매각해 공동 경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보도도 나온다. 또 머스크가 이란과 외교 담판을 통해 인질 석방을 주도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결국 트럼프를 등에 업은 머스크가 앞으로 세계 각국 정치에 직간접적으로 간섭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 들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머스크의 선 넘는 행보는 그의 '큰 그림' 중 하나일 뿐이다.

[시시비비]선 넘는 머스크, 'MAGA'의 한 계획이다 원본보기 아이콘

조강욱 국제부장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