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매년 100건 이상 발생
청둥오리 1마리 순간 충격 4.8t 달해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항공기 사고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추정되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국내에서 2021년부터 매년 100건 이상 발생하면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연합뉴스는 한국공항공사 등의 자료를 인용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6개월간 국내 공항에서 조류 충돌이 총 623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108건이었다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운송량이 감소한 2020년 76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2021년 109건 ▲2022년 131건 ▲작년 152건으로 계속 100건을 넘어서며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29일 오전 9시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제주항공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에 부딪혔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9시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제주항공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에 부딪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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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는 항공기 이·착륙 또는 순항 중 새가 동체나 엔진 등에 부딪히는 현상이다. 특히 공항의 입지 특성상 들판 지역이 많은데다 국내 공항은 강가나 해변에 자리 잡은 곳도 많아 새 충돌할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또한 이 같은 위험을 더 높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온난화로 인한 철새의 텃새화와 새 출몰 시기 및 종 변화 때문에 항공기에 충돌하는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올해만 보더라도 지난 1월 청주공항과 인천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 중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했다. 또 올해 조류 충돌로 회항한 항공기도 7편 있었다. 지난 2월6일 인천공항에서는 이륙한 지 얼마 안 돼 17피트(약 5.2m) 떠오른 항공기 엔진과 착륙기어에 새가 날아들면서 항공기가 회항했다. 또 지난 6월24일에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던 항공기 전면에 새가 부딪히면서 회항하는 일도 있었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항공기에 새가 충돌할 때는 큰 충격이 가해진다. 일례로 시속 370㎞로 상승하는 항공기에 900g의 청둥오리 한 마리가 충돌할 때 항공기가 받는 순간 충격은 4.8t에 달한다. 만약 새가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에는 화재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국 공항은 조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문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어 대응하는 동시에 전담 인원을 투입해 조류 서식 환경을 관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총포·폭음경보기, 음파퇴치기 등을 동원해 활용하고 있으나 사고를 완전히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로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08~2015년 전 세계 196개국에서 발생한 버드 스트라이크는 총 9만7751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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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고를 보면 2009년 미국에선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으로 향하는 항공기가 이륙 직후 새떼와 충돌하면서 양쪽 엔진이 모두 멈춘 일이 있었다. 항공기는 몇 분 뒤 뉴욕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해 승객 150명과 승무원 5명이 모두 생존했다. 이후 이 사고는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불렸다. 또 2019년 8월1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에어버스 A321 여객기가 이륙 직후 갈매기 떼와 충돌해 엔진이 고장 났다. 이 비행기는 옥수수밭에 동체착륙했고, 이 사고로 70여명이 다쳤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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