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
매집하는 기업들 늘고 있는 가운데
MS는 높은 변동성 이유 일단 투자 않을듯
‘가상화폐 지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효과로 비트코인을 예비자산으로 채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는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MS 주주들이 가상화폐 투자 안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및 소프트웨어 기업의 비트코인 투자 여부는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주요 화두였다.
1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MS 투자자들은 이날 열린 주주 총회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비트코인 투자안에 반대표를 던져 부결시켰다. 비트코인 투자안에는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 전략으로 MS 자산의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것이 담겼다.
이날 MS 주주 총회에서는 2020년부터 비트코인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비트코인 세일즈에 나서 이목을 끌었다. 그는 “비트코인의 전체 시장 가치가 20여년 안에 2조달러에서 200조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MS가 비트코인에 투자한다면) 추후 MS 주가가 수백달러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일러 회장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의 비트코인 투자가 결국 자신의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비트코인 투자 필요성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현 유통량의 2% 수준으로 미 대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뛰자 이 회사 시가총액도 급격히 커졌다.
그러나 MS 주주 측들은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해당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MS의 많은 대주주가 가상화폐 사업에 관여하게 되면서 MS가 언젠가 비트코인을 매집하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MS 주요 주주인 블랙록, 스테이트 스트리트, FMR LLC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 및 은행이 모두 가상화폐 ‘큰손’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가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비롯해 마라홀딩스, 블록, 테슬라 등도 비트코인을 매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보수 성향 동영상 플랫폼 업체 럼블이 최대 2000만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매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등을 공약한 만큼 비트코인 투자가 실(失)보다 득이 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다만 블룸버그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비트코인 매집을 위해 레버리지 전략(빚 등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하는 기업의 경우 비트코인 하락 시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이는 보유 자산 청산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고공행진했던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한때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9만50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 5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 대비 약 10% 폭락한 것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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