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사표 씁니다" MZ직원 40% '퇴사 배수진'…2차 지방 이전 진통[흔들리는 공공기관]
금융위·법무부·공제회 등 300여 곳 거론
지선 수도권 단체장 후보 '수성 모드'
공공기관 직원 75% "이전 반대"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2차 지방 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소멸을 막을 돌파구라며 대형 기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유치 전담 조직을 가동 중이다. 이에 맞서 수도권 지자체들은 '유출 차단'을 위한 방어전에 돌입한 가운데,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에서도 관련 이슈가 쟁점이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지방으로 가면 사표를 쓰겠다"는 반발이 터져 나오는 등 향후 진통도 예상된다.
"우리 지역으로" 지자체별 맞춤형 유치전 '후끈'
21일 정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과 미지정 기관, 정부부처, 공제회 등을 합쳐 300여곳에 이르는 기관의 지방 이전이 거론되고 있다.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은 총 162곳이다. 공공기관 지정 요건을 충족했지만,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미지정 기관'은 183곳이다. 미지정 기관의 소재지별 통계는 없으나 상당수가 수도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금융위원회와 성평등가족부, 법무부 등 외교·국방을 제외한 정부 부처와 9대 공제회(군인·경찰·교직원·지방행정·과학기술인·소방·지방재정·건설근로·교정공제회)도 이전 대상으로 거론된다.
각 지자체는 이미 유치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맞춤형 전략 수립에 들어간 상황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광주특별시)는 한국마사회,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한국공항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규모가 크고 파급력이 강한 대형 기관 10곳을 포함해 총 40개 기관의 이전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통합지역에 이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지역 분위기도 고무적이다.
전북은 농협중앙회, 한국투자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은행, 9대 공제회 등 40개 기관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도는 최근 실·국별로 유치 희망 기관을 방문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주는 국민연금공단 중심의 '금융 생태계'에 공공기관 이전을 더해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권역별 '산업 패키지'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은 해양·데이터·방산을 키워드로 해양수산과학기술원과 금융보안원 등을 정조준하고 있으며, 충청권은 탄소중립과 과학기술 연구·개발(R&D) 허브 구축을 목표로 한국환경공단과 코레일네트웍스 등을 후보군에 올렸다. 대구·경북 역시 기업금융 중심의 IBK기업은행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등 거점형 기관 유치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밖에 금융위와 법무부는 세종시로, 금감원은 원주로 이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법원·헌법재판소·감사원도 지방 이전이 거론된다.
수도권 '수성' vs 지방 '경쟁'…지방선거 이후 갈등 본격화되나
이에 맞서 수도권 지자체들의 '안방 사수'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마사회가 소재한 과천시는 지역 경제 타격을 이유로 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인 추미애 의원은 수도권 내부의 불균형 해소를 해법으로 제시하는 등 수성 전략을 피력한 바 있으며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항공·바이오·환경 등 지역 산업 인프라와 결합한 기관의 유출을 막아내겠다는 입장을 못 박았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시장은 아직 공개적 입장은 없으나 과거 산업은행 이전을 반대한 전력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선 이후 '국가 균형 발전이냐, 국가 경쟁력 훼손이냐'를 놓고 공론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공제회의 경우 국가 재정에 기반한 공공기관이 아니라 회원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민간 성격의 자조기구라는 점에서 "법적으로 이전 대상 공공기관이 아니다"라는 반발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이전 대상 포함 시 논란이 예상된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만약에 이전 대상으로 포함된다면 정부가 자율적 업무협약 등으로 이전을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토부 "철통보안 유지"…MZ 직원 10명 중 4명 "이전 시 퇴사"
올해 국토정책 최우선 과제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내건 국토교통부는 유치전 과열과 지역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 '철통 보안'에 들어갔다. 국정과제 51번(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균형성장 거점 육성) 이행을 위해 기관별 전수조사와 각 지자체의 민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로드맵 수립을 진행 중이다. 현재로서는 지선 이후 발표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 관계자는 "지자체별 이전 규모, 발표 시기 등은 지역 간 감정 싸움으로 번질 수 있어 최종 발표 전까지 보안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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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 내부의 기류는 냉담하다. 최근 사회공공연구원이 21개 수도권 공공기관 직원 580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74.8%가 지방 이전에 반대했다. 특히 20대의 48.9%, 30대의 39.4%가 "이전 현실화 시 퇴사를 고려하겠다"고 답해 40대(27.6%)나 50대(17.3%)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반발 수치를 보였다. 서울의 교육·의료 인프라를 포기할 수 없다는 현실론이 배경이다. 설문에 참여한 한 직원은 "영유아나 초등 저학년 가구의 상당수가 조부모 돌봄에 의지하고 있는데, 연고 없는 지방 이전은 결국 경력을 포기하라는 선고이기에 퇴사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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