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질환, 디지털로 해법 찾기’ 패널토론
삼성전자, 웨어러블기기 통한 DTx 활용
‘2024 굿브레인 콘퍼런스’의 마지막 순서로 ‘뇌 질환, 디지털로 해법 찾기’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DTx)가 나온 데 이어 현재까지 4호 제품이 허가를 받았고, 최근엔 일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처방이 시작되는 등 관련 시장이 열리면서 ‘제3의 신약’으로의 본격적인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토론은 강재헌 대한디지털치료학회장을 좌장으로,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 강성지 웰트 대표, 김항래 로완 의학총괄책임자(CMO), 최종민 삼성전자 상무(헬스하드웨어개발그룹장)가 패널로 참여했다.
강재헌(왼쪽) 대한디지털치료학회장을 비롯한 패널들이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4 굿브레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뇌질환, 디지털로 해법 찾기’란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재헌 대한디지털치료학회장, 최종민 삼성전자 상무,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 강성지 웰트 대표, 김항래 로완 의학총괄책임자.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DTx 처방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강성지 대표= 제품마다 다르지만 웰트의 불면증 치료용 DTx인 ‘슬립큐’의 경우 일반적으로 한 번에 6주 정도를 처방한다. 환자가 매주 의사를 찾아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6주 후에도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환자의 경우 DTx와 함께 수면제 복용을 처방하기도 한다.
DTx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의사 처방이 중요하다. 시중에 이미 불면증 개선을 돕는다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나와 있는데, 일반인에게 무료로 써보고 한 달 뒤 결제하라고 하면 안 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위한 DTx는 의사가 처방하는 과정에서 주는 권위도 있고, 의사가 환자를 진찰한 뒤 증상을 파악해서 어떻게 쓰면 좋겠다고 판단하고 처방하는 것이니 기대하는 바가 있다. 예를 들어 섭식장애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치료 중간에 환자와 관련된 데이터를 보고 환자에게 연락했더니 치료의 효과나 순응도가 올라갔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강조하고, 그 관계의 확장과 연속적인 확장을 돕는 것이 치료의 본질이라면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해주는 과정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송재준 대표= 맞다. 치료에 있어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중요하다. 인지행동치료는 환자에게 "한번 해보세요"라고 건성으로 이야기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도움이 되니 꼭 해봅시다"라고 환자를 진지하게 설득해야 컴플라이언스(치료순응도)와 치료 결과가 좋아진다. DTx 앱을 단순히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처럼 앱스토어에 올릴 수도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 효과를 보려면 처방에 근거해 환자가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DTx 처방은 이제 시작단계인데, 활성화되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강성지 대표= 단기적으로는 현재 검토 중인 DTx의 건강보험 급여 여부 결정, 장기적으로는 비대면 진료 및 처방 허용 여부 검토가 필요하다. 비급여나 실손보험을 통한 상용화 방법도 있지만 그보다 건강보험을 적용해 환자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어제 독일 출장을 다녀왔다. 독일에선 불면증 DTx 두 가지 제품이 사용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50가지 질병에 60만건의 처방이 이뤄졌다. 독일은 정부가 보험 수가를 거의 100% 적용해주고 있어 환자와 의사 모두 DTx 사용에 적극적이다.
-치매 환자용 디지털 치료기술 개발은 어느 수준까지 이뤄졌나?
▲김항래 CMO= 치매 환자든, 치매가 없는 사람이든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디지털 기기로 건강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건 똑같다. 다만 아직까지 치매환자의 디지털 치료법은 작업치료사나 심리치료사 등이 직접 수행하는 치료에 보조적 도움을 주는 기능 정도만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더 나은 디지털 기술 개발을 통해 치매 환자가 직접 디지털 의료기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려고 연구 중이다.
-DTx를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하면 효과가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송재준 대표= 디지털을 이용한 의료기기는 DTx와 전자약 등으로 나눠진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DTx와 전기자극을 이용하는 하드웨어 중심의 전자약 모두 멀지 않은 미래에 모바일 플랫폼과 융합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최종민 상무= 삼성전자는 헬스케어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한 질병의 조기 진단을 사업 방향으로 삼고 있다.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을 적용하는 로드맵도 준비하고 있다. XR 기기는 오픈 플랫폼 성격을 갖고 있는데 DTx 개발 분야에서도 이런 기기를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갤럭시워치 사용자는 24시간 데이터 볼 수 있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위험 신호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역할은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의사를 만나보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는 정도라고 본다.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건강 이상 시 조기 진단을 받고, 그 다음 의료진에게서 신속한 진료를 받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회사가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라고 본다.
강재헌(왼쪽) 대한디지털치료학회장을 비롯한 패널들이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4 굿브레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뇌질환, 디지털로 해법 찾기’란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재헌 대한디지털치료학회장, 최종민 삼성전자 상무,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 강성지 웰트 대표, 김항래 로완 의학총괄책임자.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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