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수사 남았다”는 검찰 힐책
“기소방식 때문에 절차 지연 안 돼”

“도대체 검찰은 이 사건을 몇 개로 쪼개서 기소할 겁니까?”


지난 2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5부(재판장 양환승 부장판사)가 진행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재판부가 검찰의 ‘쪼개기 기소’에 대해 질책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아직 조사 중인 피의자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재판부는 검찰의 쪼개기 기소 때문에 재판이 지연돼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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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부의 지적은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사건과 배 전 대표 사건 재판 병합 논의를 하던 중 불거졌다. 8일 구속기소된 김 위원장 측은 당일 재판부에 병합심리를 신청했다.


재판부는 김 위원장 측의 병합 신청과 관련해 “만약 병합하면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고민을 해봐야 한다”며 “현재 병합하긴 어려울 것 같고, 특정 시점에 병합을 고려해야 하는데 변호인 측에서 최소한 한 팀씩 증인신문을 해도 주요 증인의 경우 하루 만에 증인신문하기 어려워 절차진행이 까다로워진다. 양 사건을 동시에 종결해야 하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들께서 어떻게 절차를 진행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해달라”며 “병합 전 (김 위원장 측) 사건 변호인들과 준비기일을 열어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때 변호인 측이 검찰에 추가 관련 사건이 없냐고 물었고, 검찰은 “이 사건 피의자로 수사 중인 사건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아직도 이 사건에 관해 기소하지 않은 사람이 남았다는 거냐”며 “검찰은 도대체 이 사건을 몇 개로 쪼개서 기소할 것이냐”고 꾸짖었다.


검찰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으로부터 올해 초 뒤늦게 송치받아 함께 기소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이번에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을 기소할 때 기소하든 불기소하든 그렇게 처리하는 게 정상적인 업무처리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강 실장은 앞서 8일 김 위원장과 함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원아시아파트너스 관계자 등을 추가 조사해 처분할 예정이라고 재판부에 밝혔다. 검찰은 김영배 원아시아파트너스 사장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이 배 전 대표와 병합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원아시아파트너스 관계자가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다면 증거인부(검찰이 제시한 증거 인정 여부 확인 절차)를 끝내고 다시 배 전 대표 재판에 병합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피의자가 다른 사건에 함께 관여돼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재판부에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 사건은 별건으로 기소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 사건으로 피의자가 기소되면 재판을 병합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또 거쳐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원아시아파트너스 관계자의 재판 결과가 달라져선 안 되는데, 재판부에서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검찰에서 이렇게 하면 재판부가 매우 곤란하다. 검찰 기소 방식 때문에 재판 절차가 지연돼선 안 된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에 구속사건에서 사건 기록 열람·등사가 지연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구속 사건에서 변호인들이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한 달 이상 걸리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검찰은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등에 따르면 구속사건에 대해 특별히 기일을 빨리 잡으라고 하는데, (검찰에서 열람·등사를 해주지 않아) 구속 피고인이 재판에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나무랐다.


앞서 8일 기소된 김 위원장 측 변호인들은 26일 오전부터 열람·복사를 할 수 있게 됐다. 김 위원장 측 첫 공판은 내달 11일로 예정돼 있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이었던 한승 전 전주지법원장과 여?환?섭 전 대구고검 검사장은 26일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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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경 법률신문 기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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