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지적에도 지자체는 사업 늘려
전국 지자체서 '소개팅 주선' 사업 벌여
이용률 저조해도, '공공 예식장' 확대
전문가 "가시적인 실적 내보이기 위한 것"

저출생 대책 열풍이 공공기관과 부처를 넘어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하고 있다. 극심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경쟁적으로 소개팅, 공공예식장 사업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모양새다. 다만 저출생 해결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이 결혼 지원이나 현금 지원 등 단기 실적을 끌어내기 위한 방안들로 근본적인 고민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소개팅·예식장’ 지자체는 결혼 지원 경쟁 중… 갈 곳 잃은 저출생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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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사업’으로 저출산 해결?
[사진출처=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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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 지자체 시·도청에서는 너도나도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한 주선 사업을 내걸었다. 경기 성남시는 지난 5월 미혼남녀 100명을 대상으로 '솔로몬(SOLO MON)'의 선택'이라는 행사를 기획했다. 성남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5차례 기획했으며, 100명 모집에 597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전남 나주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솔로엔딩, 해피엔딩'이라는 행사를 열어 미혼남녀 주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세종시에서도 같은 달 '인연만들기' 1회차 행사를 열고 총 2회를 진행했다. 이 밖에도 경기 여주시, 경남 진주시, 경북 안동시, 전남 고흥·담양군 등에서 유사한 행사를 실시했다.


결혼 지원 사업들은 수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최근 그 규모와 빈도가 커지고 있다. 각 행사에는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1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자체별로 1회 이상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된다. 지자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실무자들은 저출생 대책 사업으로 소개팅과 결혼식 등 결혼 지원 사업을 구상하라는 지침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면 받는 '공공 예식장' 대관도 확대
[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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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은 올해 공공 예식장 대관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공원, 한옥 등 서울 시설 22곳을 예식장으로 개방하고 결혼식을 종합 지원(최대 100만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대구시도 지난 2020년부터 작은 결혼식을 치르는 예비부부에게 100만원을 지원하고, 공공시설 11곳을 예식장으로 개방했다.


정부도 지난달 ‘공공시설 추가 개방을 통한 청년 맞춤형 예식 공간 제공방안’을 발표해 전국 공공시설 48곳의 공공시설을 개방하겠다고 했다. 이달부터 전국 80곳의 시설 검색과 예약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으며, 2027년 말까지 200개 이상의 공공시설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소개팅, 공공 예식장 대관 사업 등 지자체가 기획하고 있는 결혼 지원 사업들은 저출생 대책과는 관련이 없다는 지적은 과거부터 계속돼 왔다. 지난해 서울시는 저출생 대책으로 청년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서울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저출생의 근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행사 추진이 무산된 바 있다. 공공 예식장 사업도 실제 이용자들 사이에서 대관료만 무료일 뿐,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일반 웨딩홀 이용 비용보다 크게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용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실적 위주의 정책, 깊이 고민해야"

그럼에도 지자체들은 계속해서 결혼 지원, 현금 지원 위주의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실적을 내기 좋은 사업'이라고 지적한다. 유혜정 한반도미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자체 입장에서 가시적인 실적을 내보일 수 있는 사업들로 보인다"며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해보면 이런 사업에 먼저 투입해야 할지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자체와 부처, 공공기관이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장수정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저출생 대책의 본질은 가정을 꾸리는 데 따른 일과 생활의 균형이 얼마나 가능할 것인지, 자신의 커리어와 생활 스타일을 얼마나 조절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며 "결혼과 출산 계획이 없는 사람의 생각을 바꾸기엔 어려운 정책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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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근 한반도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정책 수요를 구분하지 않으면 엉뚱한 사람들이 정책의 타겟팅이 돼 지자체 저출산을 가속할 수 있다"며 "지자체는 매년 바뀌는 청년들의 결혼·출산 인식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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