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하루천자]삶의 마지막을 위한 '애도의 문장들'<3>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편집자주이 책의 전반부는 김이경 작가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써 내려간 '제망부가(祭亡父歌)'다. 동시에 지금도 애도의 시간을 견디고 있을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건네는 위로다. 애도하는 사람은 아프다. 아픔이 흉은 아니다. 그러나 아픔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파괴할 지경에 이를 때, 그 아픔은 흉이 된다. 삶이 죽음과 이어져 있듯, 아픔은 치유와 자리바꿈을 전제하는 정서다. 저자는 우리가 이 특별한 아픔을 특별하게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잘 다스려진 애도는, 바꿔 말해 잘 조율된 아픔은, 산 자와 고인이 마지막으로 주고받는 '마음의 온기'가 된다. 글자 수 991자.
[하루천자]삶의 마지막을 위한 '애도의 문장들'<3>
AD
원본보기 아이콘

삶이 저마다 다르듯 죽음도 사람마다 다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창졸간에 죽음을 당하는 이도 있고, 몇 달 몇 년씩 병을 앓다가 마지막을 맞은 이도 있으며, 노쇠하여 서서히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사고나 병으로 갑자기 고통스럽게 죽기보다는 살 만큼 살고 자연스럽게 죽기를 바란다. 늙도록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를 바라며, 오래 앓지 않고 곱게 자연사하는 좋은 죽음(well-dying)을 꿈꾼다. 그래서 열심히 운동하고 몸에 좋은 것을 챙겨 먹으며 건강한 노후를 계획한다.

그러나 이삼일만 아프다 편안히 세상을 뜨는 것은 소수에게만 찾아오는 드문 죽음이며, 그런 점에서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죽음이다.

미국의 외과의사 아툴 가완디가 쓴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던 책인데, 그걸 보면 많은 이들이 꿈꾸는 이런 자연사가 현실과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다. 현실이 어떤지는 책의 목차에 이미 드러난다.


1. 독립적인 삶-혼자 설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2. 무너짐-모든 것은 결국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3. 의존-삶에 대한 주도권을 잃어버리다

(…)


제목만 봐도 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생애 마지막이 어떨지 짐작이 가지 않는가. 늙고 노쇠하여 떠날 시간이 다가오면, 사람은 중병을 앓지 않아도 '혼자 설 수 없고', 심신은 '허물어지며',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을 잃어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아툴 가완디가 책에서 노인병학과 완화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양한 형태의 노인요양시설을 취재해 보여주는 것도 이런 현실을 알기 때문이다.

외과의사이자 의학 분야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셔윈 눌랜드 역시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라는 유명한 저작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그는 현대의 법적·의료적 체계에선 노령을 사인(死因)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로 인한 질병을 사망원인으로 적시하지만, 실제 죽음에 이르는 가장 큰 이유는 노화라고 지적한다. 늙는다는 것 자체가 죽을 만큼 힘든 일이고, 결국 죽음의 한 요인이란 거다.


-김이경, <애도의 문장들>, 서해문집, 1만4000원

[하루천자]삶의 마지막을 위한 '애도의 문장들'<3> 원본보기 아이콘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대통령실까지 날아온 北오물풍선…용산 "심각함 인식, 추가조치 검토"(종합) ‘SM엔터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구속…法 "증거인멸·도망 염려" "끊임없이 정치적 공격 가해져"…정우성, 9년 만에 유엔 난민대사 사임

    #국내이슈

  • 올림픽 시작인데…파리서 외국인 집단 성폭행 '치안 비상' 해리스 "민주당 단결시켜 승리"…대권 도전 첫 행보 바이든, 美 대선 후보 사퇴…새 후보로 '해리스 추대론' 무게(종합)

    #해외이슈

  • [포토] 정식 출시한 '갤럭시 링' 집중호우에 ‘잠수교·올림픽대로 여의상류IC’ 교통 통제(종합) [이미지 다이어리] 장인의 秀세미

    #포토PICK

  • 렉서스 고가 의전용 미니밴, 국내 출시 현대차 전기버스, 일본 야쿠시마에서 달린다 르노 QM6, 가격 낮춘 스페셜모델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티몬·위메프 사태, ‘에스크로’ 도입으로 해결될까 [뉴스속 용어]“군대 갈 바엔 죽음을” 이스라엘 초정통파 유대교 ‘하레디’ [뉴스속 용어]유럽 첫 데뷔, 체코 맞춤형 한국형 원자로 'APR1000'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