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판결한 지 3주가 지났는데 사건의 공방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최태원 SK SK close 증권정보 034730 KOSPI 현재가 503,000 전일대비 38,000 등락률 -7.02% 거래량 245,797 전일가 541,0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주末머니]MSCI 5월 정기변경서 3종목 편출된 이유 보니 SK, 소셜벤처 육성 프로그램 출범…스케일업 지원 프로그램 마련 與, 정년연장 상반기 법제화 예고…"일률 강제 안돼" 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이야기다. 매일 나오는 양쪽 입장문을 접하다 보면 마치 법정에 앉아 재판을 방청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여기에 재판부까지 해명에 나서면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공방의 시작은 지난 17일 SK그룹이 진행한 기자회견이었다. 최 회장 측은 "객관적이고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했다"며 재판부가 1998년 5월 당시 대한텔레콤(현 SK C&C) 주식 가치를 1000원이 아닌 100원으로 계산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정정하면 최 회장이 그룹 총수로 지낸 1998년부터 2009년까지 SK 주식 가치는 355배가 아닌 35.6배 증가한 셈이 된다.
최 회장 입장에선 ‘치명적’이라고 표현할 만한 오류다. 항소심에서 1조3808억원이라는 재산 분할이 나온 배경에는 최 회장의 주식 가치 기여도가 최종현 선대회장 기여도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노 관장의 기여분을 인정한다는 재판부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판결경정(판결문에서의 잘못된 계산이나 표현상의 오류를 수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재산 분할 기준이 되는 중요한 사항이라는 게 최 회장 측 주장이다.
그런데 이후 재판부 대응은 다소 뜻밖이었다. 일단 최 회장 측이 제기한 오류에 대해 바로 판결경정 결정을 내리고 판결문을 수정했다. 그리고는 이들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설명자료를 냈다. 법원이 판결경정에 대한 설명자료를 따로 배포하는 일도 상당히 이례적이었지만, 그 내용이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 더욱 주목받았다.
재판부는 당초 판결 과정에서 최 회장의 기여 기간을 2009년까지로 설정했다. 그러나 설명자료에서는 2024년 4월로 기간을 늘려 잡았다. 최 회장의 주식 성장 기여분을 따지려면 최 회장이 경영 활동을 하는 동안 주식 가치는 35.6배(1000원→3만5650원)가 아닌 160배(1000원→16만원) 증가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문과는 다른 주장을 펼쳤다. 최 회장 측은 "160배 증가했다는 논리를 견지하기 위해 판결문에서의 비교 기간도 2024년까지 늘리도록 추가 결정을 할 것인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세간의 이목이 쏠린 재판 판결문에 오류가 발생했고 이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논란을 키운 건 재판부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렸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항소심 판결이 다소 편파적이라는 목소리도 있었기에 이번 오류는 더 뼈아프다. 한쪽 주장에 대해서만 유독 치밀한 판결이 이뤄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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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상고를 선택할 것이다. 최종 판단은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된다. 1조3808억원이 걸려 있는 재판이다. 경우에 따라선 SK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최종심인 만큼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부르게 된다. ‘매사 신중해야 한다’는 표현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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