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간호사에 업무 전가…정부-의사 싸움에 새우등 터져"
"수술 취소되자 간호사 무급 휴가 강요도"
정부가 의료공백 대책으로 간호사들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면서 간호사들의 업무 과중이 현실화하고 있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8일 "의사들의 집단 의료 거부로 직격탄을 맞았다"며 "간호사에게 당연하다는 듯 의사의 업무가 전가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부와 의사 간 강 대 강 싸움에서 새우등이 터지고 있다"며 "의사가 없어서 수술이 취소되거나 항암이 연기되고 응급실에서 돌아가야 하는 환자들은 모든 피해 상황에 대한 불만을 간호사에게 투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 의료공백이 발생했을 때 2~3주가 한계라고 했는데, 이미 3주를 넘었다"며 "가장 걱정되는 것은 환자들이 제때 치료, 수술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간호사 업무 범위 확대 방침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했다. 최 위원장은 "복지부에서는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하고, 최종 책임은 의료기관장이 진다고 한다"며 "하지만 소송은 의료기관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의사들의 빈 자리를 떠맡은 간호사들이 소송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간호사들은 일하면서도 불안하고, 결국은 불법 의료행위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문제는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위원장은 "3년 이상의 실무경력과 교육 과정 이수, 자격시험을 치른 경우에는 전문 간호사가 된다"며 "하지만 현재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는 이런 교육과정을 거치거나 자격증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일반 간호사들을 PA 간호사로 활용을 하는 건데, 마취제 투약 등 많은 업무를 전가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짚었다.
병상, 수술실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업무가 없는 간호사들은 휴가를 강요당한다고도 전했다. 대부분 무급휴가이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병동이 폐쇄되거나 병상 가동률이 30~50%로 떨어지면서 간호사들이 연차 사용이나 무급휴가, 무급휴직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저희 귀책 사유로 만들어진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쉬어야 한다면 휴업 수당을 주는 게 맞지만, 병원도 지금 의료 손실이 있는 상황"이라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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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의료 공백 장기화를 우려해 간호사 업무 범위에 관한 보완 지침을 내놨다. 이날부터 숙련도와 자격에 따라 '전문간호사·전담간호사(진료보조간호사)·일반간호사'로 구분돼 업무를 맡는다. 간호사들은 사망 진단 등 대법원이 판례로 명시한 5가지 금지 행위와 엑스레이 촬영, 대리 수술, 전신마취, 전문의약품 처방 등 9가지를 제외한 다양한 진료 행위를 의료기관장의 책임 아래 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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