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시장 기대 못미쳐
실망감에 증시는 약세
과감한 인센티브 등 보완나서야
"기대감은 앞서 나갔고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6일 공개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다. 금융위원회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의견수렴을 위한 1차 세미나'에서 상장사들의 최소 연 1회 기업가치 제고 계획 자율 공시, 기업가치 우수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및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개발, 모범 납세자 선정 우대 등 5종 세정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내놨다. 금융당국이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밝혔던 당시 언급했던 내용과 시장에서 예상했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코스피는 약세를 보이며 2650선 아래로 내려왔다. 그동안 기업 밸류업 기대감에 연일 상승세를 보였던 자동차, 금융, 지주사 등에서 실망 매물이 나오면서 큰 폭의 약세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앞서 2694.8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던 코스피는 2700선을 목전에 두고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말았다.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앞서간 측면도 없진 않다. 연초 주요국 증시 중 수익률이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코스피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이 공개되며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연초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이렇다 할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매크로(거시경제) 변수 등에 흔들렸던 증시에 단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몇몇 기업들은 창사 이래 첫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고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내놓는 등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또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본을 벤치마킹했다고 했는데 때마침 일본 증시가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코스피도 당장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기대했던 '서프라이즈'는 없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과감한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했는데 제시한 인센티브는 과감하지 않았고 시장은 자발적이 아닌 강제적인 유인을 기대했지만 이 역시 기대에 못미쳤다. 세미나는 시장의 기대감과 현실의 괴리감을 확인시켜준 자리가 됐고 과연 이렇게 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지 의구심만 심어줬다.
물론 현재 시점에서 정책 효과를 단정 짓기는 이르다. 금융위는 5월 중 2차 세미나를 개최해 가이드라인 세부내용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상반기 중 최종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종 가이드라인을 통해 시장의 눈높이에 맞춘 조치나 인센티브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한 만큼 그 과정에서 충분한 보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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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후 이뤄질 의견수렴 절차 등을 통해 시장, 기업, 투자자가 원하는 바를 인지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미 한번 실망한 시장과 투자자들을 두 번 실망시킨다면 결국 시장과 투자자들은 정부의 정책에 어떠한 기대도 갖지 않게 될 것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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