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정부가 총 840억원의 할인 지원금을 쏟아부어 사과와 소고기, 닭고기, 계란 등 설 성수품의 가격을 최대 60% 끌어내린다. 정부는 매년 설 성수품 할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올해는 지원율을 역대 최대인 30%까지 끌어올리고 지원금 투입액도 전년(30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정부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제주 노지감귤 5kg당 도매가격이 평균 1만4000원으로 지난해 1월보다 50%가량 급등한 가운데 10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고객이 귤을 보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정부는 매년 20% 수준에서 진행하던 농축수산물 정부 할인지원율을 최초 30%로 상향한다. 농축수산물 정부 할인지원 제도는 업계의 자체 할인을 전제로 정부가 할인을 지원해주는 제도로, 업계의 자체 할인과 결합되면 최대 60% 할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할인품목은 배추, 무,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 주요 성수품이다. 수산물도 고등어·오징어 등 성수품을 최대 60% 할인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구입처별·할인행사별 1주 단위로 한도를 적용해 반복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1월 2주차 롯데마트에서 2만원 할인 혜택을 받고, 또 다른 마트에서 2만원 혜택을 또 받는 식이다. 2주차에 롯데마트에서 혜택을 받았으면 3주차에 다시 받을 수도 있다.
사과·배 등의 계약재배 물량과 농협물량 출하 등을 통해 설 기간 과일 공급량을 12만톤 이상으로 늘리고, 농협 과일선물세트 10만개를 최대 20% 할인판매하는 등 공급도 확대한다. 수입과일 할당관세 물량에 대한 유통업체 할인기획전을 열고, 명절 선물도 샤인머스캣·인삼 등 주요 과일 이외로 대체한다. 닭고기 3만톤, 계란가공품 5000톤을 설 이전 최대한 도입하고 수입 신선란 112만개를 공급해 계란값도 잡는다.
구매금액의 30%를 돌려주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참여 전통시장을 기존 104개에서 189개로 늘리고, 온누리상품권 개인 월 구매한도를 50만원 상시 상향한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의 월 현금환전 한도를 최초 확대하며, 농축산물 신용카드(NH카드) 자동할인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다. 고령층 용 모바일상품권도 별도 판매한다.
소상공인에 대한 구체적 지원시기도 확정됐다. 지난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가 영세상인 126만명에 대해 20만원씩 전기료를 지원하고, 소상공인 대상 저리 대환대출 신설을 발표했는데 이들 모두 내달부터 신청 및 접수를 개시한다. 2금융권 대출을 받은 40만명 소상공인은 3월 말경 최대 150만원 수준 이자를 환급받을 수 있다. 또 365만호의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지난해 유예했던 1월과 5월 전기요금 인상분을 재유예해 총 2900억원 규모의 요금 부담을 완화해 주기로 했다.
대체공휴일을 포함, 설 연휴 전 기간(2월 9~12일)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총 42만명 보훈가족에 대한 보훈급여금 4052억원을 설 명절 직전인 내달 8일 조기 지급키로 했다. 설 연휴 기간 문 여는 의료기관과 약국 정보를 제공하고, 전 국민 대상으로 대면진료 경험이 없어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키로 했다. 내달을 '여행가는 달'로 추가 지정한 것을 계기로 비수도권 대상 숙박쿠폰 20만장을 내달부터 순차 배포하며, 근로자 휴가지원 모집도 15만명 규모로 진행한다. 중국 등 5개국 방한관광객이 모바일페이를 이용하면 20% 할인 혜택을 제공해 외국인 국내관광도 활성화한다.
세종=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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