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지지자 영향으로 면역체계 무너지고 있어"
"귀국 후 침묵했는데 '사당화 해소' 안돼 답답"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8일 당의 사당화 논란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다.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재명 대표를 직격했다. 그동안 단어 하나를 선택할 때도 신중하게 선택하며 말을 아껴온 터라 '엄중 낙연'이라는 별칭까지 있었지만, 이날 이 전 대표가 작심하고 발언한 데에는 민주당 계파 갈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날 이 전 대표는 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이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진행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 기조연설을 마치고 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의 대의원제 축소 추진에 대해 "사당화 논란이 있는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되는 것은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 사실상 이 대표를 저격했다.

앞서 민주당은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을 높이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존 당헌·당규에는 전당대회 표 반영 비율이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 일반 당원 5%로 설정됐는데 이를 국민 30%, 대의원·권리당원 70%로 조정한 것이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비중을 현행 60대 1에서 20대 1 미만으로 줄인 것으로,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3배 이상 높인 것이 핵심이다. 친명계와 강성 지지층이 요구한 사항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비명계를 중심으로 반발을 샀다. 비명계에서는 이 같은 내용의 대의원제 비율 축소가 이 대표 중심의 팬덤 정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역시 대의원제 축소가 '이재명 사당화' 논란을 불렀다고 보고 이날 쓴소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사당화 해소를 위한 노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까지 귀국 이후 오랜 기간 침묵하면서 지켜봤는데, 잘 되지 않고 있어 매우 답답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 임하고자 하는 분들이 지혜를 모으고 결단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조연설에서도 이 전 대표는 강성 지지층으로 인해 당이 분열되고 있다는 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날을 세웠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그는 "제1야당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고,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며 "과거의 민주당은 내부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건강을 회복했으나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지지자들 영향으로 그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질병을 막지 못하고 죽어간다"고 했다. 현 이재명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인 '개딸'에 의지해 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또한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국민 마음에 둔해졌다"며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 문제에 가려진다"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언급하기도 했다.

AD

이와 함께 한국의 '정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와 함께 '다당제 구현'을 해소 방법으로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양대 정당이 '국민 실망 시키기'를 경쟁해온 결과로 무당층이 예전보다 더 두텁고 단단해졌다"며 "다당제를 통해 무당층을 국회에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장 할 일은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병립형은 정치 양극화의 폐해를 극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