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효과로 영업익 껑충
예상치보다 5.2조원 많을듯
시총 1위 도요타 40% 차지
내년 BOJ 긴축 선회…美·中 경기 둔화 예상
깜짝 실적 힘들 수도

일본 10대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총합이 각사 예상치 합보다 6000억엔(약 5조2500억원) 더 많을 것이라는 일본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초과이익 6000억엔 가운데 40% 이상이 일본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에서 나올 것으로 추산됐다. 엔저 효과로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본 기업의 실적 잔치가 엔저에 기반한 만큼 내년에도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섞인 지적도 나온다.


실적 잔치 ‘일본 車 ’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 토픽스 지수를 구성하는 시총 5000억엔 이상 비금융 기업 상위 10곳의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실적에 대한 증권가 예상치를 종합해 이같이 전망했다. 슈퍼 엔저, 공급망 회복, 가격 인상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제조업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것이 증권가 컨센서스다.

증권가 기대가 몰린 업체는 도요타다. 도요타는 이미 올 상반기(4~9월) 영업이익이 2조5592억엔으로 1년 전의 두 배에 달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도요타의 올해 연간 이익을 4조2100억엔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도요타 자체 전망치(3조9500억엔)를 2600억엔 가량 넘어선다. 도요타는 지난 1일 연간 이익 전망치를 종전(2조5800억엔)보다 1조3700억엔 상향하기도 했다. SBI 증권의 코지 엔도 연구원은 "기업들이 (증권가보다)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는 것은 일반적인 패턴"이라며 "도요타는 이미 연간 101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도요타의 올해 이익을 종전 전망치 대비 9000억엔 높은 4조6000억엔으로 올려잡았다.


도요타와 함께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증권가는 혼다가 올해 9792억엔, 스즈키가 2711억엔의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자체 전망치를 각각 492억엔, 311억엔 상회하는 수준이다. 도요타, 혼다, 스즈키 3사가 거둘 이익은 증권가가 제시한 초과이익 6000억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항공사, 여행객 증가로 好好…‘中 침체 직격’ 화학사도 예상 넘어

엔저에 따라 일본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항공업계 실적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의 모회사인 ANA홀딩스는 올해 총 1148억엔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제시한 예상치 대비 348억엔이 더 많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일본 제약사들도 엔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매출 비중이 90%인 다케다제약은 1477억엔, 80% 수준인 아스텔라스 파마는 1184억엔으로 회사 전망치보다 각각 547억엔, 334억엔 높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화학업계는 중국 경기 침체로 받게 될 타격을 엔저로 인해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됐다. 신에츠화학이 5551억엔의 이익, 스미토모 화학이 608억엔의 손실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신에츠화학의 자체 전망치 보다 351억엔이 더 큰 규모이며 스미토모 화학의 손실액도 회사 추정치보다 342억엔 더 작다. 일본의 세계적인 건설기계 업체 코마츠는 회사 전망치 보다 346억엔 많은 3746억엔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실적 개선에 증시 훈풍…엔저 착시 효과 지적도

돈방석 日 10대 기업…증권가 실적 눈높이, 회사보다 5조 웃돌아 원본보기 아이콘

실적 호조로 인해 각 기업의 주가도 우상향하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 부활을 주도하는 자동차 업체의 주가가 올 들어 크게 뛰었다. 도요타 주가는 올해 52.8% 치솟았다(27일 종가 기준). 혼다와 닛산, 스즈키는 올 들어 각각 36.2%, 40%, 35.3% 주가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일본 토픽스 지수는 올해 26%, 닛케이225 지수는 28.2% 올랐다.


다만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엔저 효과가 각 기업의 업황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경기 침체와 미국 경제 둔화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일본 기업의 실적 잔치가 일본 기업의 정확한 기업가치를 판단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기업의 실적 개선이 엔저를 동력으로 하는 만큼 향후 엔화 가치 상승시, 실적 하락의 파고는 더욱 깊게 나타날 수 있다.

AD

이치요치 자산운용의 아키노 미쓰시케 대표는 "기업들이 실적 전망치를 (증권가 컨센서스 대비) 낮게 설정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며 "올해 4분기 실적에 따라 향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