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건축물, 산업 육성 필수 대상 제외
기재부 "시설투자 제외가 원칙"
송도 '12조 투자' 대부분 제외 우려

"세수 감소있더라도 국가경제 기여 살펴야"
"산업 육성 위해 필수"…"낙수효과 기대"

정부가 '2030년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제조국'을 내걸고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세액 공제 등 산업 진흥책을 마련했지만 업계에서는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제조 역량 확대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정작 핵심인 공장 건립 비용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등 '팥 빠진 붕어빵'에 가까운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심의자료가 놓여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심의자료가 놓여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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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조세소위를 열고 바이오의약품 등 '국가전략기술'을 위한 토지 및 건축물에 대해서도 투자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5월에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당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하지만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투자세액공제를 하면서 토지와 건물 등 시설 투자를 안 넣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강조하는 등 기재부와 여당인 국민의힘 모두 세수 감소와 산업 간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이 통과할 경우 바이오산업 외에도 국가전략기술산업 전반으로 이 같은 혜택이 퍼져나가 큰 세수 감소가 일어날 것이란 이유다. 이에 자칫하면 21대 국회 내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세제 혜택' 내걸었지만…'송도 12조 투자' 대부분 제외 우려

업계에서는 지난 7월 '바이오경제 2.0 원탁회의' 등을 통해 지속해서 요구해 온 사안임에도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돼 대기업·중견기업은 25%, 중소기업은 35% 수준의 투자세액공제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공장 설립에 있어서는 생산라인 건설 비용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아무런 지원이 없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시설 등을 모두 글로벌 기준에 맞출 수밖에 없다"며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야 하는 부분인데 이에 대한 지원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인천 송도에 건립이 예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2바이오캠퍼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롯데바이오캠퍼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공정개발(R&PD)센터'(왼쪽부터) [사진제공=각 사]

인천 송도에 건립이 예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2바이오캠퍼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롯데바이오캠퍼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공정개발(R&PD)센터'(왼쪽부터) [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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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를 중심으로 앞다퉈 몰려들며 인천 송도에만 12조원의 투자가 예정됐지만 대부분이 혜택에서 제외될 상황이다. 송도에는 ▲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close 증권정보 207940 KOSPI 현재가 1,386,000 전일대비 33,000 등락률 -2.33% 거래량 54,234 전일가 1,419,000 2026.05.18 15:30 기준 관련기사 '팔천피'의 저주인가…뚫자마자 추락하더니 7400선 마감, 코스닥도 5% 빠져 "삼성그룹 노조 '영업익 연동 성과급 요구', 주식회사 법리 위배" [기자수첩]'현대판 러다이트' 멈춰선 공장의 의미 가 2032년까지 생산용량 72만ℓ 증설을 목표로 제2바이오캠퍼스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7조5000억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2030년까지 생산역량 36만ℓ 추가를 내걸고 송도 메가 플랜트(롯데 바이오캠퍼스) 총 건립비용으로 예상한 30억달러(약 3조8859억원) ▲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close 증권정보 302440 KOSPI 현재가 40,550 전일대비 750 등락률 -1.82% 거래량 128,069 전일가 41,300 2026.05.18 15:30 기준 관련기사 SK바이오사이언스, 1분기 영업손실 445억…R&D·인프라 비용 확대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R&PD 센터, 美 친환경 인증 LEED 골드 획득 SK바이오사이언스, 171억 자사주 매입해 임직원 대상 'RSU' 제도 도입 가 2025년까지 연구·공정개발(R&PD)센터 투자금액으로 책정한 3257억원 등 약 11조7116억원의 투자를 통한 공장·R&D 센터 건설이 예정돼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서 직접제조시설 외에 저온냉동창고 등 필수부대시설까지 혜택 범위를 늘리는 안 등을 강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의 의지를 보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초심을 잃은 것 아닌가"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제약 주권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현 정부 들어서도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체감하는 혜택은 굉장히 적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특혜' 아닌 '낙수효과' 기대…"실질적 GDP 기여 등 있다면 혜택 검토해야"

바이오산업이나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반박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전략기술이라는 말 자체가 국가 경쟁력 육성을 위해 산업을 키우겠다는 뜻 아니냐"며 "CDMO 외에 백신이나 다른 의약품 분야는 한국이 아직 세계 상위권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육성에 대한 의지를 더 확실해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법안이 통과된다면 위탁개발생산(CDMO) 등 큰 기업 위주로 혜택을 받게 되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혜택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자연스레 기업들이 연구·개발(R&D) 자금으로 돌리며 업계 전반에 자금이 순환하는 낙수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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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세수 감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일영 의원의 조특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에는 비용추계서를 통해 앞으로 2년간 연평균 2495억원의 법인세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오산업의 전방위적 산업 파급 효과와 고용 창출 효과 등을 고려한다면 세수 감소의 악영향보다 산업 진흥을 통한 파급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재영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세제 혜택을 주면 세수 감소는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정말 국가 산업과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다면 선별적으로 봐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등에 대한 기여 효과 등을 실질적으로 따져 의미가 있다면 혜택을 주는 방향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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