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스 호텔 17만8000원
지난해보다 30% 인상에도 판매량 증가
"경기침체 속 자기만족 중시 경향 커져"

주요 5성급 호텔이 출시한 크리스마스 한정 케이크가 20만원을 웃도는 높은 가격에도 연일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호텔 케이크가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 요인으로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에 책정됐음에도 주문량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시대에도 일 년에 단 하루뿐인 날을 아낌없이 기념하고자 하는 '플렉스층'의 수요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출시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2종은 지난 17일 출시 이후 현재까지 판매량이 200건을 넘어섰다. 올해 포시즌스 호텔이 출시한 케이크는 '레드 크리스마스 케이크'(9만8000원)와 '화이트 크리스마스 케이크'(17만8000원)로 지난해 출시한 '크리스마스 쥬얼 케이크'(7만6000원)와 비교해 각각 30%, 135%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올해 평균 하루 판매량은 약 50건으로 지난해(40건)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매년 준비한 수량이 완판되는 '스테디셀러'"라며 "올해는 물가 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지만, 그럼에도 판매량 자체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화이트 크리스마스 케이크' [사진제공=포시즌스 호텔]

포시즌스 호텔 서울 '화이트 크리스마스 케이크' [사진제공=포시즌스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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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에 있는 특급 호텔 그랜드 하얏트 서울도 지난 20일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출시하고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케이크는 '페스티브 홀 케이크'(12만원), '블랙 포레스트 홀 케이크'(9만5000원), '스트로베리 초콜릿 로그'(8만원)로 총 3종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베이커리 카페인 '델리'에서 판매되는 일반 케이크 가격이 6만원임을 고려하면 최대 2배 가까이 비싸다. 그럼에도 출시 이후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관한 고객 문의는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랜드 하얏트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일반 케이크보다 화려하고 정교한 작업이 필요해 그만큼 제작하는 데 손이 많이 간다"며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할 순 없으나 구매하려는 고객 문의는 꾸준히 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신라호텔, 콘래드 서울 등 국내 대표 특급 호텔도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케이크를 준비하고 있다. 신라호텔은 이달 안에 최종 시연회를 진행하고 내달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아직 구체적인 가격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물가 인상의 영향으로 판매가는 지난해보다 소폭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신라호텔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은 기본 라인이 15만원, 프리미엄 라인이 25만원이었다. 콘래드 서울도 신상 케이크 6종을 출시하고 내달 8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두 호텔 역시 공식 출시 이전부터 케이크를 구매하기를 원하는 고객들로 일찍이 유선 문의가 붐비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경제 불안이 장기화할수록 가격과 맛, 품질 등을 합리적으로 따지기보다는 필요할 때 자기만족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려는 이들의 소비 심리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평소에는 '짠테크' 등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다가도 특별한 이벤트를 만나면 그간 억눌려 왔던 소비 욕구를 한꺼번에 폭발시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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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원래 사치성 소비 문화인 '플렉스'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불안한 상황에서 되레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평소엔 고물가로 지갑을 닫아뒀던 이들이 연말 시즌을 맞아 자기만족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려는 욕구가 강해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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